당초 태국행 검토, 정정불안에 러시아로 급선회
[뉴스핌=김영훈 기자] 중국 토종 자동차브랜드로서 본토 A증시와 홍콩증시에 상장(H)된 창청(長城〮Great wall) 자동차가 32억위안을 투자해 러시아에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중국이 글로벌 브랜드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는 가운데 창청자동차가 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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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컬 창청자동차가 최근 러시아에 현지공장을 세우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1일 중궈정취안바오에 따르면 창청자동차는 전날 모스크바 남부 튤라 주정부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툴라주 오블라스트에 건설되는 공장은 연간 15만대를 생산 목표로 잡고 있으며 1기와 2기로 나뉘어 투자가 진행된다. 창청자동차 측은 21억위안을 투자해 운영 및 경제수익 등을 따져 본 후 2기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공장은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17년께 가동할 계획이다. 툴라주는 창청자동차 생산공장으로 2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창청자동차의 주된 해외 시장이다. 지난해 해외 전체 매출 47억8600만위안 가운데 러시아에서 16억4600만위안(34.39%)을 거둬 들였다. 모스크바 외곽에 현지 업체와의 합작사도 보유하고 있다.
창청은 최근 해외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생산 확대와 동남아 국가로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3억달러를 투자해 태국 동부에 SUV 공장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태국의 정정 불안 때문에 잠정 연기한 상태다.
창청은 중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선두 메이커로 유명하다. 2003년 민영자동차기업 최초로 홍콩 H주(2333)에 상장했으며, 2011년 상하이 A주(601633)에 상장했다.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에도 불구하고 창청은 SUV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하며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신규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서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대표 브랜드인 ‘하발 H8’의 출시를 한번 연기한 데 이어 최근 또 다시 연기하면서다. 제동거리, 에어백 문제에 이어 브레이크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때문에 홍콩 증시에서도 주가가 하루 8.5%나 떨어지는 등 올해 실적 전망이 부정적이다.
주요 해외시장인 러시아에서도 올들어 판매가 저조하다. 3월 창청의 러시아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7.1% 하락해 1525대를 기록했다.
창청의 러시아 투자와 관련해 창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4월 중국 내 SUV 차량이 118만대 팔려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의 증가율인 50%보다는 13%포인트 하락했다”면서 “최근 베이징모토쇼에 출시된 중국산 SUV 모델이 20종류가 넘을 정도로 창청의 SUV 독주시대는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창청이 러시아에 생산공장을 세우는 것 역시 포화상태가 된 중국 시장을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에 이미 시장 기반을 갖추고 있어 리스크는 적다”고 분석했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의 왕옌쉐 연구원은 “러시아 생산공장이 창청자동차에 단기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간 5만~7만대를 판매시 5억~7억위안의 직접적인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저가 승용차 위주인 만큼 창청은 SUV와의 경쟁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