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등장하는 비스트, 자비에, 울버린(왼쪽부터)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뚜껑을 열어본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액션보다 드라마에 더 비중을 뒀다. 2000년 시작한 실사판 엑스맨 시리즈는 지금껏 7편이 제작됐고, 거쳐간 감독만 무려 다섯 명이다. 순서도 뒤죽박죽이었기에 아무래도 거대한 이야기를 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줄 필요가 있었으리라.
매튜 본 감독은 전작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에서 프로페서X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의 젊은 시절을 조명하며 그들의 분열을 다뤘다. 엑스맨 시리즈의 원조 브라이언 싱어는 이번 작품에서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힘을 합해 살길을 도모하는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를 그렸다.
2시간 넘는 이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미래에 엑스맨들을 몰살하는 막강한 살육병기 ‘센티넬’을 없애기 위해 울버린(휴 잭맨)이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을 전개한다. 신념에 따라 서로 등을 돌렸던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을 잡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둘은 전작에서 돌연변이가 과연 인간과 어울릴 수 있는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캐릭터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단도직입적으로 주인공이 누구냐고 따지자면, 아무래도 눈에 들어오는 건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이다. 파란색 몸뚱이에 샛노란 눈알이라니. 비주얼부터 돋보이는 미스틱은 전작 ‘퍼스트 클래스’ 당시 보다 한층 늘어난 분량을 자랑한다. 3년 사이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연기력을 발휘하며 아카데미까지 평정한 제니퍼 로렌스의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해졌다는 의미다. 아닌 게 아니라 미스틱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속 이야기를 이끄는 열쇠 같은 존재로 활약한다.
또한 주목할 부분은 이 작품에 엑스맨 시리즈를 관통하는 돌연변이가 총출동한다는 것. 자비에와 매그니토는 물론 울버린, 스톰(할리 베리), 로그, 쉐도우캣(엘렌 페이지), 비스트(니콜라스 홀트), 워패스, 비숍, 하복, 밴시, 콜로서스, 퀵실버(에반 피터스, 이 친구를 눈여겨볼 것), 블링크(판빙빙) 등 열거하기도 버거운 수많은 엑스맨이 등장한다. 심지어는 자비에를 분해시켰던 진(팜케 얀센)까지 말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각 엑스맨들의 비중이 모든 팬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에는 감독과 편집자의 주관이 지나치게 작용한 느낌이다. 엑스맨 마니아들이 사랑해마지않는 일부 캐릭터들의 비중은 안쓰러울 정도. 수많은 엑스맨들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팬들이라면, 드라마에 치중한 이번 작품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 다만 엑스맨 시리즈가 현재진행형이고,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엑스맨 스토리를 한 차례 정리한 인덱스 같은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