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혼란 가능성 등 불안심리 작용…규제완화도 한 몫
[뉴스핌=권지언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부자들이 자국을 떠나 터키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프가니스탄이 이달 초 대선을 치르며 민주주의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었지만, 미군을 포함한 글로벌 병력과 지원금 축소로 향후 혼란 상황을 우려한 부자들은 투자처로 터키를 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 스카이라인 [출처:skyscrapercity.com] |
FT는 이달 치러진 대선과 관련해 아프간의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부자들이 터키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프간이 다시 분쟁 상황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6월 초 결선투표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프간에서 애널리스트 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쇼아비 나자피자다는 "대선과 외국인 병력 철수 이후 치안이 불안해질 것이란 루머가 많이 나돌고 있다"며 "터키는 이슬람국가이면서 조건이 좋아 아프간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의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아프간 부유층의 투자 피난처로 그간 각광 받아오던 두바이의 입지를 터키가 넘보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인 굴람 무즈타바 니아지는 지난해 중 터키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고객만 70명 정도로 이들로부터 약 500만달러 넘는 투자자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치안 불안과 탈레반 공격 가능성으로 카불 부동산 가격이 20% 가까이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어 사람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가 외국인 부동산 소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점 역시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에 대한 투자규제 완화가 적용되면서 지난해 외국인에 대한 터키 부동산 판매는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탄불에서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파리드 아마드 바리자다는 "수년동안 아프간 사람들은 재산과 가족을 지킬 안전한 곳을 찾고 있는데 한때 파키스탄과 이란이 인기였지만 이제는 터키가 더 매력적인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