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외 반대 "더 많은 어른신께 차별없이 지급해야"
[뉴스핌=함지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기초연금법 도입을 논의했지만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이로써 4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연금법이 입법화 될지 불투명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초연금법 제정안과 관련한 당론 등을 수렴하기 위해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국민연금바로세우기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일부 의원들은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당론이 타당하므로 흔들리지 말 것을 주장했다. 6·4지방선거에서 피해를 입더라도 끝까지 관철해야한다는 얘기다.
반면 당론이 옳긴 하지만 7월부터 당장 지급받기 원하는 어르신들도 있는 만큼 빨리 처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낸 의원들도 있었다.
기초연금 문제는 노년층의 선거참여가 높은 지방선거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여론이 새정치연합의 발목잡기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기울 경우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읽힌다.
새정치연합은 향후 모든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초연금 도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그 뒤 다시 결론 도출을 시도키로 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당 대표가 이날 발언을 하지 않은 100여 명의 의원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의견을 수렴키로 했고, 민주정책연구원에 국민들의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를 할 것을 지시했다"며 "다음 의원총회 때 이 결과들을 보고하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다음달 2일 본회의를 추가로 열 것에 잠정 합의한 만큼 의원총회는 오는 29일이나 30일경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9일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는 기초연금을 처리하지 않는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16일 여야 원내대표회담에서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10만~20만원 차등지급하되, 국민연금 수급자 가운데 저소득층 12만명에 대해선 월 20만원을 일괄지급하는 방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 당 내외 반대 목소리 높아…"야합 시도" 비판도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여당의 기초연금법 수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완전히 수용한다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 타협점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당 내외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정치행동그룹 '더좋은미래'는 의총 전 보도자료를 통해 "최경환 원내대표가 제안한 기초연금 수정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하는 정부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수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 원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정안을 내놓고 거기에 동의해달라고 야당을 협박하고 있다"며 "정부 기초연금안의 가장 큰 문제는 노인·청장년층·연금 성실가입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계획대로 7월부터 어르신들께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은 기초노령연금법 제5조(지급액)의 '100분의 5'를 '100분의 10'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더좋은미래 의원 일동은 차별적인 기초연금이 아닌 보편적이고 평등한 기초연금 지급을 위해, 더 많은 어르신들께 차별 없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이어졌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과 민달팽이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청년 유니온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이 박근혜 정부 기초연금안을 합의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스스로 야당이기를 포기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은 전 국민의 노후안전망을 뒤흔드는 박근혜 기초연금법 합의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청년세대와 전 국민의 노후 안정권 보장을 위해 박근혜정부 기초연금 공약 이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시만단체 참여연대는 새정치연합의 기초연금법 당론수렴을 위한 의원총회장 앞에서 '부끄러운 기초연금 보입을 거부해야 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기습적인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