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하락움직임에 지방 재정난 가중 우려
[뉴스핌=강소영 기자] 싱룬즈예(興潤置業)가 중국 부동산 기업중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또다른 저장(浙江)성 부동산 기업이 파산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도보(21世紀經濟報道)는 저장성 하이닝(海寧)시 부동산 개발업체 리더팡디찬(立德房地産)이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사실상 파산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1998년에 설립된 리더팡디찬은 하이닝시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있고 내실이 있는 기업으로 통했다. 그러나 2010년 우더샨(吳德善) 리더팡디찬 대표가 헤이룽장(黑龍江)성 제조업 단지에 투자하고, 하이닝시에 가죽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등 문어발식 경영 확장에 나서면서 기업 부실이 커지기 시작했다.
민간 고리대금으로 사업을 유지해왔던 우더샨 리더팡디찬 대표는 2013년 말과 올해 초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권자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리더창디찬 산하의 여러 자회사도 차입금 미상환으로 인해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러디팡디찬의 자금난은 이미 2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난으로 경영에 위기가 닥치면서 진행 중인 다수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한편, 최근 항저우(杭州)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저장성 일대 부동산 기업의 경영 악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항저우 현지 최대 부동산 기업인 빈장그룹(濱江集團)은 최근 매출 총이익률이 20%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여파로 재고가 늘면서 수익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 3월 항저우시 신규 주택거래량은 3991채, 평균 거래가격은 ㎡당 1만6720위안(약 279만원)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래량과 거래 가격이 모두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월 항저우시 신규주택거래량은 8473채에 달했고 평균 거래가격은 ㎡당 1만7104위안(약 286만원)이었다.
반면 올 3월까지 항저우시 신규주택 재고량은 무려 11만5021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중국 주요 도시 '땅값'까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토지는 지방 정부가 장기 임대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제공한다. 토지 양도 수입이 지방 정부의 주요 재원이 되고,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지가는 해를 거듭해 오름세를 보였다.
너무 비싼 지가가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였고,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지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중국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런데 중국 주요 도시 지가가 하락 조짐을 보이시 시작한 것. 중국 토지 관계기관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전국 도시 지가 감측 결과 보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주요 도시 종합 지가 상승률은 전 분기 대비 1.89%에 불과해 7개분기 만에 처음으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중국 토지 전문가는 "2분기 중국 상업용지와 택지 가격 상승폭은 더욱 둔화될 것이고, 일부 도시 지가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