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정상화로 내수 살리자]<2부> - ⑧ 우량 중기, 자금조달 기대
[뉴스핌=이에라 기자] ## 1999년 11월 출시된 하이일드 펀드는 설정 7개월만에 수탁액이 12조원대까지 성장했다. 이듬해 2월 설정된 CBO(후순위담보채)펀드는 3개월만에 12조여원이 유입됐다. 이들 펀드의 인기 배경은 공모주였다. 하이일드 펀드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했기 때문에 일반 채권형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쏟아부은 것이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시장을 살리기 위해 고심끝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또 다시 내놓았다. 고사 직전에 빠진 비우량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를 확충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이 크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계도 금융당국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설정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 등 7곳에서 하이일드펀드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자산운용은 오는 21일 공모형 하이일드 펀드를 선보인다. 자문업계에서는 비전투자자문이 이달초 일임형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내놓았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한국채권투자자문이 일임형태의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약 100억원을 모집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주는 공모주 배정에 관심을 보인다"며 "수익률 얼마나 될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총 자산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이하인 비우량채와 코넥스 주식에 투자한다. 또 기업공개(IPO) 및 유상증자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는다. 내달부터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의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게 된다. 펀드 투자소득에 대해서는 원천세율(15.4%)를 적용, 분리과세된다. 1인당 분리과세혜택 적용 한도는 연 5000만원까지다. 올해 말까지 펀드에 가입해야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도입 취지가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고수익을 원하는 자금을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리과세 혜택에다가 공모주를 우선 배정, 펀드 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김 대표는 "하이일드펀드 출시로 BBB등급 회사의 자금조달에 다소나마 숨통이 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BB+ 이하 회사채를 만기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용해 유동성 위험을 최소화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연홍 KDB대우증권 크레딧 담당 연구원은 "하이일드펀드가 BBB 등급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지 않아도 비우량 회사채들에 대한 수요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웅진, STX, 동양 사태 등을 겪으며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심리 얼어붙고 펀드에서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과거같은 흥행돌풍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BBB등급 이하 회사채 비중은 2012년 4.3%에서 지난해 2.7%로 1.6%p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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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크레딧 이슈(부도위험)가 부각 되고 있어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다"며 "그나마 BBB등급 이하 회사채 물량도 적어 운용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선웅 LIG투자증권 크레딧 담당 선임 연구원은 "펀드에 담기 위해 일정 등급의 회사채를 사면 유동성도 늘어나고 발행물량도 늘어나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물꼬를 터주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