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시 높은 밸류에이션…시장내 소화 여부 관건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나스닥 기술주들의 추세적 이탈이 시작된 것인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 증시가 3% 넘게 하락하면서 향후 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증시 신규상장(IPO) 기술주들의 추이를 지켜보면 해답이 나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나스닥 新성장주 고평가 양상
지난 3월 나스닥 지수는 5% 하락했다. 과거 5년 여 동안 단기적으로 10% 떨어진 경우는 자주 있었다.
즉 급락 상황은 있었지만 대부분 단기성으로 그쳤고 바로 회복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 같은 일시적 급락을 딛고 지난달 14년래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기술주 버블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한 모습이다.
나스닥 인터넷 지수는 지난달 12% 급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46%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달 나타났던 1차 급락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기술주들의 하락 상황이었다.
최근 미국 시장에는 소셜미디어나 빅데이타, 클라우드 등의 새로운 기술 용어가 가득차게 됐다. 기술주 가운데서도 전통적 스타 기업들이 아닌 새롭게 떠오르는 강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생업체들인 스플렁크(Splunk)나 서비스나우(ServiceNow) 등은 지난달 각각 28%, 20% 하락했지만, 지난해 각각 57%, 48% 올랐던 종목들이다.
기술주 가운데서 전통적 비지니스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의 구조적 전환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시스코나 IBM, 오라클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는 나스닥 종합지수의 28% 상승률보다 부진하다. 애플 역시 지난해 상승률은 23%에 그쳤다.
하지만 주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성장주들은 다소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오라클과 SAP 등의 주당예상매출대비주가(PSR)는 4배 수준인데 비해 경쟁사인 인사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워크데이(Workday)의 경우 최근 한달간 20% 하락했음에도 PSR 17배가 넘는 상황이다.
◆ 실적·수익성 검증없이 IPO 뛰어들어
다소 주당가치가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IPO 시장에서는 영업 실적이 거의 없거나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 자본력에 의해 인수합병된 업체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향후 증시에서 이처럼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속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포인트다.
올해 1분기 동안 64개 기업들이 IPO를 통해 106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 가운데 기술업종에서는 15개사가 24억달러를 모집했다.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며 올해 2분기에는 현재까지 20억달러 어치가 유입됐다.
지난 1분기 103개 업체들이 IPO 신청을 내놓은 가운데, 이달 말 상장 절차가 마무리 되는 클라우드기반 정보관리서비스 업체인 박스의 IPO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스는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성장률이 111%를 기록했지만 현재까지 비용투입이 매출을 초과하는 상황으로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따라서 시장투자자들이 박스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소화하는지 여부가 관심이다. 만약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경우는 향후 기술주들에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IPO는 벤처캐피탈 투자회수 기회
많은 벤처캐피탈업체들은 현실적으로 IPO를 투자회수 기회로 삼고 있다.
따라서 IPO를 통한 자금줄이 막힐 경우 긴급구조를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1분기 신규상장 종목들 가운데 거의 3분의 2는 벤처캐피탈의 지분이 투입된 업체들이었다.
시장분석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벤처캐피탈들은 지난해 약 294억달러를 투자, 지난 2012년 대비 약 7% 확대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은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관련 업종의 벤처기업 등으로 이미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20여 개사는 이미 1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