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조 및 유럽 QE 기대에 고수익률 베팅 활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잠잠했던 글로벌 외환시장의 캐리 트레이드가 활기를 되찾았다.
이른바 ‘취약한 5개국’으로 분류되는 이머징마켓이 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타깃으로 부상,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뉴시스) |
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와 남아공 랜드화, 브라질 헤알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그리고 인도 루피화 등 취약한 5개국의 통화에 캐리 트레이드가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 리스크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으로 인해 급락을 연출했던 통화에 적극적인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이들 통화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타는 것은 캐리 트레이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도 루피화가 달러화에 대해 8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고, 리라화와 랜드화 역시 달러화에 대해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헤알화가 이번주 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해고, 루피아화도 약 6개월래 최고치에 올랐다.
이밖에 투자자들은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론으로 돌아서고 있다. 투기 거래자들은 지난 1일 기준 한 주 동안 이들 통화에 대한 하락 베팅을 20% 가량 축소했다.
이른바 상품통화로 분류되는 이들 통화가 엔화나 미국 달러화에 비해 고수익률의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캐리 캐리트레이드의 강한 회복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시행 움직임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ECB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되는 한편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캐리 트레이드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헤드는 “연준이 경기 회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베팅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다만 달러화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달 통화로 유로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