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삼성맨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합병(M&A), 매각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면 임직원들의 소속 변경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이번 사업재편이 장기적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로 이어질 수 있어 부장급 이하 직원들의 고민도 엿보인다.
향후 삼성과 CJ, 신세계 등 범삼성가의 분할 사례와 같은 이동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사업 정리차원에서 아예 매각에 나서는 경우도 있어 삼성을 떠나게 되는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경우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최근 그룹 차원에서 사업재편 속도를 내면서 임직원들이 예상치 못했던 소속 변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사업정리 차원에서 매각에 나서는 경우 임직원들이 삼성을 떠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삼성으로의 복귀 문제 또는 위로금 등이 이슈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TSST)의 매각을 결정했다. 업황이 악화된 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광저장장치(ODD)사업을 하기 위해 합작한 회사다. TSST에는 당시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인력 등 250여명이 이동했다.
인수업체는 '옵티스' 라는 중소기업이다. 임직원들은 삼성전자로 소속을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TSST가 분사할 당시 소속 직원들에게 받은 전직 동의서를 근거로,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측에서는 위로금을 제안했지만 TSST 임직원들은 대부분 이를 거부한 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인근에서 삼성전자 복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테크윈 역시 반도체부품 사업부를 정리할 방침이어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중소기업측에서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면 인력도 이동해야 해당 사업이 유지되는 만큼 실제로 소속을 바꿔야 하는 임직원들의 경우 TSST와 비슷한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지난해 말 코닝측에 매각된 코닝정밀소재(당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인수한 업체 역시 탄탄한 실적을 갖춘 글로벌기업이기 때문에 개인별 상황에 따라 선호도가 달랐다. 복귀 또는 잔류에 대한 선택권도 부여됐다. 또 잔류하는 임직원들에게는 ‘4000만원+기본급 10개월치’가 위로금으로 지급됐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계열사간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삼성SDS가 삼성SNS를 합병한데 이어 9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양수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또 최근엔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하기로 하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도 결정했다.
해당 사업부 인력들은 대부분 인수하는측으로 이동했거나 향후 이동할 예정이다.
삼성그룹내 소속 변경이기 때문에 TSST의 경우처럼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임직원들은 거의 없지만 일부는 바뀌는 사업장이 현재 생활근거지와 멀거나 근무환경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있어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도 있다.
한편, 향후에도 건설과 금융 등의 분야에서 이같은 사업 재편 작업이 진행될것이라는 관측이어서 삼성 임직원들은 사업 재편이 본인의 소속변경에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