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매 발톱' 감추려던 옐런, 치명적 실수에 '아뿔싸'

기사입력 : 2014년03월20일 10:22

최종수정 : 2014년03월20일 10:30

'금리인상 시기 깜짝발언'에 주식시장·채권가격 급락

[뉴스핌=노종빈 기자] 여기자: 그런데 말씀 중에서요. 가을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게 언제를 말하나요? 내년 가을인가요, 아니면 올해 가을인가요?

옐런 의장: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네, 올해 가을이죠.

여기자: 아, 잠깐 체크했고요. 테이퍼링 끝나고 나서 금리인상까지는 기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옐런 의장: 연준 성명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상당 기간'입니다. 그러니깐 이런 종류의 용어는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아시다시피 아마도 대략 6개월의 순서 정도씩을 얘기한답니다, 뭐 대충은 그런 셈이죠. ("So the language that we used in the statement is ‘considerable period.’ So I, you know, this is the kind of term it’s hard to define. But, you know, probably means something on the order of around six months, that type of thing.”)

19일 오후 2시 55분경(한국시간 20일 오전 3시 55분경)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역사적인 첫 기자회견.

이미 무미건조한 질문과 답변이 25~30분 가량 흘러간 뒤였다. 그런데 갑자기 전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세마디가 튀어나왔다. '6개월 정도(around 6 months)'라는 한마디에 투자자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재닛 옐런 美연방준비제도 의장
◆ 옐런 '깜짝발언' 나온 배경은

그 전까지 대부분의 질문과 답변은 연준의 테이퍼링 지속 여부와 미국 경제 회복세, 저금리 기조 유지 등에 초점이 맞춰졌고 준비된 듯한 예상 질문과 답변만이 오갔다.

그런데 4~5번째 질문자로 나선 한 여기자의 질문은 '우문', 아니 건조한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야말로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당연히 올해 중일 것이다. 벌써 3번의 테이퍼링 결정이 이뤄졌고 따라서 테이퍼링 범위도 최초 850억달러에서 550억달러만 남아 있으므로 매달 100억달러씩 줄인다면 올해 중에 거의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이 타이밍에서 그 가을이 올해 가을인지 내년 가을인지 묻는다는 것은 아무리 정확한 자료 확인 차원이라 하더라도, 질문자의 자질까지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옐런 의장은 마치 대학 신입생을 감싸주는 친절한 노교수처럼 보였다.

다음 질문에 대한 답변, 즉 '대략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의미한다'는 발언은 연준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라기보다는 '개인적 취향이나 파격'에 가까웠다.

옐런의 발언은 정확히 금리 인상 시점을 말해준다. 테이퍼링이 올해 가을에 끝난 후 6개월 뒤라면 내년 3월부터 6월 사이가 된다. 만약 테이퍼링이 올해 말에 끝난다면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6월께가 된다.

금리인상은 증시에는 타격을 주기도 하지만 변동성을 크게 높인다. 따라서 옐런이 의장의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당장 S&P 지수가 1%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 국채 5년물 수익률도 10bp 가량 속등했다.

옐런은 자신의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을까. 솔직히 과연 연준위원들이 이 발언에 모두 동의하는 지도 궁금해진다.

◆ "돌이킬 수 없는..."

하지만 시장은 실수라는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움직인다.

즉 옐런의 입에서 '6개월 정도'라는 발언이 이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었던 맥락을 보면 분명 연준위원들 다수가 이틀간의 긴 회의 석상에서 이런 논의를 했을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옐런의 말실수 여부와 상관없이 순간적으로 물량을 때린 것이다.

과거 벤 버냉키 전임 연준의장이 항상 비판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발언으로 시장의 방향을 좌우했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여전히 시장에서 소위 '먹히는' 이유는 이같이 시장을 움직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쓸데없는 혼란을 원치 않으며, 절제된 시그널을 원한다.

옐런 의장의 발언 당시 HTS(home trading system, 홈트레이딩시스템) 앞에 앉아있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넋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쯤되면 실수라고 돌이킬 수도 없고, 진정성을 가진 발언으로 정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 FOMC의 숨겨진 뜻

사실 이날 연준이 준비한 선물은 따로 있었다. 즉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 방식을 수정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에는 그야말로 탑뉴스가 될 수 있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선제안내는 이전까지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 등과 같이 수치로 되어 있던 것을 앞으로는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압력, 기대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상황 등을 다양하게 고려, 양적 기준을 질적 기준으로 살짝 바꾼 것이다.

질적 개선으로 인한 효과도 적지 않다. 즉 시장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과 연준위원들간의 의사소통이 더 구체적이고 편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이날 연준의 선물은 옐런의 깜짝 발언으로 빛이 바랬다.

사실 이번 FOMC의 숨겨진 의미는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성향이 조금 높아진 회의라는 점이었다.

이날 연준위원들 16명 가운데 13명이 내년말까지 금리 인상에 동의했다.

또한 연준위원 16명중 가운데 6명이 내년말까지 금리가 1% 미만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연준위원 17명 가운데 10명이 내년 말 금리가 1%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작 연준 위원들이 옐런 의장에게 바랐던 바는 '매파 성향으로 달려가는 연준'을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 기조'라는 비둘기로 보이도록 적절히 마사지해달라는 주문이었을 것이다.

◆ 옐런, 친절했지만 장황

하지만 옐런 의장은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들고 갈 수 있었던 연준의 마지막 장사밑천까지 모두 꺼내 보이고 말았다.

과거 연준 의장들 같으면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발언은 테이퍼링이 끝나고 나서 충분히 숙고한 뒤, 어찌보면 그마저도 하지 않아도 될 말이었다.

이날 드러난 옐런의 발언은 친절했지만 대단히 장황하고 포커스가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옐런은 친절하게 장장 3시간 여를 얘기했지만 새롭거나 솔깃한 내용은 많지 않았다. 그야말로 물어보는 것에 전부 다 답변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과거 버냉키 의장과 같이 45분~1시간 정도를 얘기하고도 쓸만한 내용이 거의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을지 모른다.

옐런도, 시장도 액땜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옐런이 세계 금융시장을 주물러야할 수장으로서 좀 더 과묵해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받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사진
기재부 1차관 이형일·2차관 임기근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이형일 통계청장, 2차관에 임기근 조달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교부 1차관에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에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진=뉴스핌DB]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탁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경제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해서 경제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형일 통계청장에 대해 "주요 정책 라인 경험이 풍부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을 경험하는 등 위기에 강한 인물"이라며 "미국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고,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담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합적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왼쪽), 임기근 기재부 2차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된 임기근 조달청장에 대해선 "임 차관은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자타공인 예산 전문가"라며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했고, 국회 예결위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의 협력도 능숙하게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적극 재정으로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고 성장 전략의 토대를 닦을 예산 정책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에 대해선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오랜 워싱턴 경역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 현안 해결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였다"며 "박 차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최우선 과제인 관세 협상 등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지켜낼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에 대해선 "김 차관은 한미 연합사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하고 입체적 경험이 돋보이는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군축 자문위원을 지낸 유망한 학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자 외교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켜낼 인물로 큰 기대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발탁됐다"며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산자부 장관 직속의 에너지 전환 국민소통 TF 단장을 맡아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E100 규제 등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며 미래 전환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대해선 "여 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정책국장으로 통상 정책을 총괄했고, 국제통상과 경제 협력 전반을 조망하는 정책 수립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관세 협상 등 세계적으로 거세진 통상 무역 갈등 속에서 경제 외교의 중심을 잡을 핵심 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다음 주로 다가온 G7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외교 전문가들로 신속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며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0 17: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