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 탄탄, 정부 실질적 부양책 기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이은 중국 경제 지표 부진에 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월가 투자가들은 세계 2위 경제국이 감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예상 밖의 수출 감소에 이어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에 못 미치자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시장 전문가들은 지표가 춘절 영향으로 일정 부분 왜곡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올해 7.5%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가 감속하고 있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낮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중국 경제의 감속이 두드러지지만 정부가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과거에 비해 보다 현실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실었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형태의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인민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HSBC 역시 중국 정부의 대응에 기대를 걸었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데 정책적인 유연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필요한 재정 지출을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이나 공개시장조작 등 보다 정교한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HSBC는 내다봤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처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제 지표 부진과 관련, 민간 신용 성장이 둔화된 데 따른 타격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중국의 재정이 탄탄한 만큼 성장률이 목표 수준에서 크게 떨어질 경우 정부가 부양에 나설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RBS는 중국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인들이 유지되고 있다며 회복을 낙관했다. 글로벌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성장 동력도 꺾이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유기적 성장이 꺾이거나 경기 둔화가 깊어질 경우 중국 정부가 부양책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RBS의 루이스 쿠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또 지표 부진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이 일정 부분 하향 조정될 수 있지만 극심한 경착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