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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일본읽기] 아베와 야쿠자의 공통점은?

기사입력 : 2014년03월07일 14:45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7

"아베총리와 야쿠자의 공통점은 뭘까?"
조금은 뜬금없는 퀴즈다. 그렇다고 턱도 없는 난센스는 아니다. 웃고 지나가자고 던진 건 더더욱 아니다. 분명히 역사맥락과 분석근거가 있는 물음이다. 게다가 오늘의 열도일본과 한일관계를 이해하는 꽤 유의미한 퀴즈다.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다. 어쨌든 일국의 총리를 조직폭력배와 같은 반열(?)에 올린 탓이다. 좀 있다 내놓을 정답에 동의하지 못하는 이도 많을 터다. 그래서 미리 밝힌다. 퀴즈의 저작권은 올곧이 필자에게 있다.

서론이 길었다. 정답은 '야마구치(山口)'다. 뜬금없는가. 아니다. 뒤따를 설명을 읽으면 “그럴 수도 있다”며 수긍할 터다. 거의 확신(?)한다. 이제 시작한다. 먼저 야쿠자다. 야쿠자는 일본의 조직폭력배를 뜻한다. 역사와 규모가 대단해 일본사회의 공식멤버(?)로 자리했다.

물론 초대받지 않은 구성원이다. 드라마․만화소재의 단골손님답게 꽤 친숙한(?) 캐릭터다. 은행․호텔 등 공공기관 출입구엔 야쿠자 출입금지를 알리는 푯말마저 일상적이다. 이 야쿠자의 최대조직이 ‘야마구치구미(山口組)’다. 10만 야쿠자의 절반가량이 야마구치 조직원이다. 합법적인 모양새의 야쿠자기업만 1000개에 이르는데 대다수는 이 조직에 속한다. 공권력조차 우습게 볼 정도다.

그렇다면 아베총리는 왜, 어떻게 ‘야마구치’와 연결이 될까. 알고 보면 간단하다. 그의 이력서를 장식하는 대표명칭이 야마구치다. 즉 그의 지역구가 야마구치다. 4명의 중의원을 뽑는 혼슈 남서쪽의 야마구치현(懸)에서 1993년부터 내리 의원배지를 달았다. 외무장관이던 부친의 유고 후 정치명문가의 후광을 자연스레 물려받은 덕분이다. 주목함직한 건 이 지역의 정치색이다. 한마디로 근현대일본의 설계기획과 집권파워의 본원이 야마구치다.

야마구치는 사실상 일본 정치권력의 고향이다. 1868년 메이지(明治)유신을 무혈혁명으로 성공시킨 주역 중 하나다. 모두 4개의 번(藩, 봉건영주지)이 비밀협상에 성공해 막부타도(討幕)를 위한 ‘존왕양이(尊王攘夷)’에 나섰는데, 그 선두에 야마구치가 섰다. 260년 도쿠카와(德川) 정권은 이렇게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4개의 주도세력 중 2개가 압도적인 혁명주체였는데, 요컨대 삿조(薩長)동맹으로 요약된다. 오늘날 가고시마(사츠마=薩摩)와 야마구치(조슈=長州)가 이들 쌍두마차였다. 혁명이후 왕권(천황)체제가 수립됐지만 역시 허수아비였을 뿐 정치권력은 이들 2개 지역이 독점했다. 천황은 쿠데타주역이던 하급무사의 정통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권력은 나눌 수 없는 법. 가고시마와 야마구치의 살벌한 권력투쟁은 천황을 움켜쥔 야마구치의 승리로 돌아갔다. 가고시마의 혁명영웅(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은 야마구치에 밀려 할복했고, 이후 정치권력은 고스란히 야마구치에 편입됐다.

야마구치는 제국건설의 주도세력답게 정치․경제는 물론 군권까지 장악했다. 서구와의 전쟁에서 최초로 승리한 1904년 러일전쟁부터 1945년 패전 때까지 야마구치는 제국운영의 독점오너였다. 보수우익과 군국주의의 정점에 선 야마구치는 관료․재벌․정치인․지하조직의 4대 권력의 유착정치․금권정치를 완성했다.

패전이후 사형선고를 받은 A급 전범 대부분도 야마구치 출신이었다. 현대정치에서도 야마구치는 건재하다. 솔직히 건재라기보다 한 번도 붕괴된 적이 없었다는 게 더 타당하다. 미군점령기(GHQ) 때도 굳건하게 살아남았다. 덕분에 아베총리까지 포함해 역대총리만 8명을 배출해냈다.

정리해보자. 야마구치는 일본의 정치권력 중 절대지분을 움켜쥐었다. 그렇다면 야쿠자는 왜 정치무대와 연관될까. 정치권력 야마구치가 탄생하는데 유력한 후원역할을 한 게 야쿠자라는 혐의 때문이다. 즉 야쿠자의 대표조직이 야마구치인 건 그들이 군국주의를 완성하는 물밑의 지원세력이었던 덕이 크다.

비밀경찰 대부분이 암흑세계 출신이란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야마구치 초대조장의 이름(山口春吉, 야마구치 하루키치)에서 조직명이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당시 군국주의 야마구치와의 야합이 No.1의 최대조직으로 연결되는 중대계기가 된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야쿠자의 대부인 고다마 요시오(児玉誉士夫)가 전범으로 기소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훗날 복권돼 전후 3대 킹메이커로 불리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栄)․가네마루 신(金丸信)으로 이어지는 정치계파의 밀실지원자로 유명했다. 관동군 재정책임자이자 전후 일본금융계를 기획한 야마구치 출신의 기시 노부스케는 아베총리의 외조부다. 즉 전후 자민당 당수자리는 야쿠자와 결탁한 야마구치 정치철학의 계승자에게 주어졌다.

결과적으로 아베총리와 야쿠자는 야마구치란 타이틀로 서로 묶인다. 물론 둘은 상존할 수 없다. 그럼에도 현대일본의 원류로 다가설수록 둘은 묘한 공통의식과 교집합을 갖는다. 아베노믹스로 힘을 얻어갈수록 아베총리의 폭주잡음․갈등이 자주 들린다. 특히 군국주의의 과거사 관련문제는 주변국과 부딪히기 일쑤다.
 
외교적 언사(레토릭)는 전혀 없다. 무모하리만치 고집스럽고 위험스런 일방통행뿐이다. 생사여탈권을 쥔 야쿠자의 두목처럼 주변과의 대화․협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쯤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데자뷰가 떠오른다. 일제침략기 때 야마구치의 파쇼정권이 보여준 반복된 자충수가 그렇다. 봄이다. 다만 한일관계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한국경제의 우려스런 그림자도 여전하다. 열도에 미래지향적인 상춘객이 흘러넘치길 빈다.

*프로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연구교수
-한양대 국제(경제)학 박사
-한국경제TV ′머니로드쇼 재테크 파노라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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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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