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파병했던 군 병력을 철수시킨다는 소식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회복, 엔화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풀 꺾이면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스위스 프랑화 역시 하락 압박을 받았다.
4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이 0.81% 상승한 102.27엔에 거래, 엔화가 2주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유로/엔 역시 0.83% 오른 140.49엔으로,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3737달러로 보합권에 거래, 움직임이 미미했다. 달러 인덱스는 0.12% 오른 80.16을 나타냈다.
전날 지난해 1월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프랑화는 유로화에 대해 0.4% 하락했다.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대한 우려로 급격한 하락 압박을 받았던 루블화는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1% 이상 상승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림반도에 파병됐던 군대에 복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력 동원이 최후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다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해외 자본이 썰물을 이룰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되자 푸틴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파비안 엘리어슨 외환 영업 헤드는 “군사적 공격 위협을 가했던 러시아가 한 발 물러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며 “엔화와 프랑화 하락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이틀 앞둔 가운데 유로화는 의미있는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이 5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ECB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14명에 불과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7일로 예정된 미국 2월 고용 지표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 일자리가 15만건 늘어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즈호의 엘리어슨 헤드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 다음 변수”라며 “그동안 경제 지표가 부진했지만 한파 때문이라는 핑계로 금융시장에 적극 반영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날씨 영향이 작은 지난달 고용은 실제 경제 펀더멘털을 파악하는 데 중차대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남아공 랜드화가 31개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상승했다. 골드만 삭스가 25%에 달하는 하락 전망을 제시했지만 이날 1% 이상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