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기관 선호 배경엔 투자유치 노린 전략적 목적도
[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의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명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은 커지는 '파이'를 잡기위해 중국 출신 인재를 적극 채용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은 최근 몇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 혹은 다국적 기업의 자문을 구하는 중국 정부와 기업이 크게 늘면서 관련 외국 기업의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10년 전부터 중국 중앙과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과 사업 추진에 있어 외국 유명 컨설팅 업체와 대기업의 협력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외국의 선진 경험과 전문성에 대한 신뢰, 그리고 외국 업체의 대중 투자를 기대하는 중국 정부와 기업이 중국 국내 전문기관보다는 외국 기관을 선호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8기 3중 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전날 저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청화(淸華)대학 경제관리학과 고문위원회의 해외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의견 수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위원회에는 모건스탠리·골드만 삭스·시티그룹·보잉 및 BP 그룹 등 유명 글로벌 컨설팅 업체와 제조기업이 다수 포함돼 화제가 됐다.
올해 1월 9일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는 도미니크 바튼 매킨지앤컴퍼니 글로벌 회장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개혁 심화는 상하이시의 가장 큰 과제이며, 이를 위해 유수한 글로벌 인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하이시와 매킨지는 지난 10년간 투자 컨설팅 및 투자와 관련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면담을 갖고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는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원과 함께 중국 전역 도시의 환경 및 자원에 관한 실태조사에 착수해 '신자원 경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층이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4년 이후로 이들 글로벌 컨설팅 업체는 중국의 의료개혁 방안·신도시 공업화 및 도시 정비 등 다방면에 걸쳐 중국 정부측과 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앞으로는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과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라 기업 컨설팅 및 투자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중국 석유기업 시노팩은 화공사업 분야의 시스템 문제 진단을 매킨지에 의뢰했다. 액센츄어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 초기 우리의 고객은 글로벌 기업 위주였으나, 현재는 80% 이상이 중국 본토 기업"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직면한 최대의 경쟁대상은 매킨지같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비밀보장을 철저히 요구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정확한 수임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으로하는 컨설팅 서비스는 단일 건수당 수임료가 매우 높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수요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기업도 중국인 출신 인재 등용에 적극 나서는 등 중국 정관계와 경제계와의 거리 좁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스턴컨설팅의 관계자는 "지난 10년 간 일본·동남아 등 시장에서 연간 20% 이상의 고속성장을 실현했던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매출 증가가 더딘 편이었다"면서 "중국 정부와 기업의 컨설팅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