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김선엽 기자] KT 자회사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가 벌인 3000억원대 대출사기에 은행 여신 실무 지식이 있는 금융권 관계자의 추가 공모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찰은 KT ENS협력업체 압수수색에 나섰다.
11일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1개 업체와 인천 부평구 청천동의 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5개 업체 등 KT ENS 협력업체 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을 받은 협력업체는 NS쏘울, NS쏘울 F&S, 중앙TNC, 컬트모바일 아이지일렉콤 5곳이다. 공범으로 거론돼 온 6개 협력업체 가운데 대표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업체 한 곳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NS쏘울, NS쏘울 F&S은 계열사로 대표가 같다.
현재 KT ENS 직원 김모 씨는 부당대출을 일으킨 관련 혐의가 인정돼 구속됐지만 김모 씨와 공모한 6개 협력업체 대표들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해외로 도피하거나 잠적한 상태다.
특히 이번 대출사기를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NS쏘울 대표 전 모씨는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3일 홍콩으로 출국했고 다른 3명도 소재가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잠적 3명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출사기에 은행 여신 심사 시스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금융권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기 대출과 관련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때에 돌려막기를 했거나 타행 송금으로 들어오는 대출 원리금 입금 계좌는 조회할 수 없는 것을 노리고 협력업체들이 KT ENS 명의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었다는 이유 등에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기행각에 공모한 것으로 드러난 협력업체 상당수가 한국스마트산업협회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는 국내 스마트 액세서리 산업 발전과 진흥을 목적으로 2011년 설립됐으며 이번 사건의 협력업체 한 곳인 중앙TNC 서 모 대표가 2012년부터 한국스마트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차관이 한국스마트산업협회의 1대 명예회장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윤 차관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윤 차관이)연세대 공과대학 재직시 스마트산업 분야 중소기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협회 명예회장직을 맡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협회로부터 보수 등 어떠한 지원을 받거나, 협회에 어떠한 지원이나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