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에 대한 이견 이례적으로 나타나
[뉴스핌=주명호 기자] 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통화정책 유지를 결정했다.
현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일본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쳐 광범위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당분간 추가적인 완화 정책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4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BOJ가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OJ는 22일 이틀에 걸친 통화정책회의를 끝내고 만장일치로 연간 60조에서 70조엔 규모로 본원통화를 늘리는 기존 정책 방안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늘어난 수요로 인해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소비세 인상이 시작되면 다시 수요가 줄어들어 회복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판단 근거가 나오기 전까진 추가 완화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 전망 또한 작년 10월과 동일한 수치를 내놓았다. BOJ는 소비세 인상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신선식품 제외 2014회계연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을 1.3%로 예상했다. 2015회계연도 근원 CPI 상승률 전망은 1.9%로 역시 10월과 동일했다. 일본 소비세는 올해 4월과 내년 10월 각각 8%, 10%로 인상될 예정이다.
다만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일부 이견이 제시됐다. 시라이 사유리 정책위원은 일본 내 고용 및 소득 여건 개선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향후 리스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BOJ가 내놓은 대외적 리스크 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 리스크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BOJ는 신흥국 및 원자재수출국의 경제개선 상황, 유럽부채 문제와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 등을 향후 위험 요소로 꼽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 : XINHUA/뉴시스] |
이번 이례적인 반대 의견은 BOJ 내부에서 2% 물가 상승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미 지난 10월 시라이 위원과 사토 다케히로, 기우치 다카히데 위원은 소비세 인상 영향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올해 1.9%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기우치 위원은 이번 회의에도 2% 물가 달성을 중장기적 목표로 세워야 한다는 안을 내놓았지만 8대 1로 기각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BOJ가 추가적인 통화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소비세 인상이 미칠 여파를 완충시키고 다음 분기(6월~9월) 경제회복 반등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BOJ가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세 인상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 예정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기자회견을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자회견 내용은 45분 뒤인 오후 4시15분에 공개된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