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전세난에 월세 급증..지난 2011년比 20%포인트 늘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거래 유형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집주인들이 저금리 및 전세난으로 월세 매물을 크게 늘린 데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로 세입자들이 반전세(보증부 월세) 및 월세 주택을 선호하는 비율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 업계와 서울시 거래정보에 따르면 이달(이하 1~15일) 서울 아파트의 전세계약 대비 월세계약 비율은 43.6%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달 전세계약 대비 월세계약이 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2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
과거 연간 월세계약 비중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크다. 지난 2011년 전세계약은 11만5000여건을 기록했고 월세는 2만7000여건에 불과했다. 전세대비 월세계약 비중이 23.9%에 그쳤다. 이듬해도 23.6%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2013년 들어 월세 계약이 강세로 돌아섰다. 전세계약은 10만4861건으로 평년에 비해 줄어든데 반해 월세는 3만4709건으로 연간 처음으로 3만건 시대를 열었다. 월세비중도 33.1%로 높아졌다.
저금리와 전셋값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봤자 기대수익을 맞추기 어려워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또 전세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다보니 상대적으로 월세 시장이 커진 것도 한 이유다.
아울러 해당 물건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전세값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일명 ‘깡통전세’가 늘면서 세입자들도 반전세,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글로벌공인중개소 사장은 “은행 금리가 매우 낮은 데다 월세로 물건을 내놔도 계약이 잘 이뤄지고 있어 전월세 계약 10건중 5~6건은 반전세 및 월세 계약이다”며 “특히 세입자들도 깡통전세에 대한 거부감이 커 반전세 계약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월세 계약의 증가 원인이다. 정비사업이 가시화되거나 착공을 목전에 둘 경우 월세가 늘어나는 경향이 짙다. 계약기간이 불투명해 집주인들이 단기 계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올해 말 종료되면 월세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정부가 시세 차익의 최대 50%를 거둬들이는 것이다. 연내 착공 전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 매물이 월세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계약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의 영향으로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경우 월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