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올해와 내년 열심히 승수를 쌓아 2016년 올림픽 출전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지난 해 우승 맛을 봤으니 열심히 하면 되겠죠.”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만난 허윤경(24·SBI·사진)은 차분한 천상여자였으나 올림픽 출전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한다는 그는 “가수 비를 좋아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테미큘라로 전지훈련을 떠난 그는 미국인 코치의 레슨을 받으며 쇼트게임 훈련이 치중할 계획이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좋아요. 하지만 쇼트게임과 3m 안쪽 퍼팅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번 전지훈련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할 계획입니다.”
그가 쇼트게임에 치중하려는 이유는 파5홀에서 버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쇼트게임 능력만 좀 높이면 파5홀에서 버디를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을 욕심내고 있다. “이 대회가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는 그는 “코스(블루헤런CC)도 좋아하고 자신도 있는데 그동안 잘 안 됐으나 올해 꼭 한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해외진출 계획은 없다. 국내 무대에서 승수를 쌓는 게 우선이란다.
허윤경하면 ‘만년 2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2012년 우승 없이 준우승을 네 차례나 했다. 우승 없이 상금랭킹 2위에 올랐을 정도로 그의 플레이는 기복이 없다.
지난 해 5월 그는 그 지긋지긋하던 ‘만년 2위’ 꼬리표를 뗐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 프로데뷔 4년 만이자 프로데뷔 후 60번째 대회 참가 만에 이뤄 낸 ‘59전60기’였다.
첫 승 후 그는 몇 날 며칠을 울었다. “우승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났다”는 그는 “상금왕을 하는 것보다 1승을 하는 게 더 간절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의 첫 승 바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버디를 잡자’는 생각에서 ‘보기를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니 우승이 찾아 왔다는 것.
그는 느긋함에 익숙해 졌다. 처음 골프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중학교 진학하고 본격적으로 골프를 했다. “또래보다 태극마크도 한참 늦은 2007년에 달았다”는 그는 “내가 ‘똑딱 볼’을 치고 있을 때 동갑내기인 유소연이나 최혜용은 펄펄 날았다. 항상 따라가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다졌다. 느긋함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김종필 코치의 역할도 컸다. 프로데뷔 후 우승 없이 4년을 보내면서도 그는 코치를 바꾸지 않았다.
배구선수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딸애가 승부 근성과 고집이 나를 닮았다. 보기와 달리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고 귀뜸 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홀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직 홀이 많이 남았으니 괜찮다”며 밝게 웃으며 한 말이 생각났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