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골프선수로 평생을 해도 이루지 못할 일을 단 1년에 해냈다. 한마디로 그는 골프로 세상을 바꿨다. 그에게 골프가 어떻고 기록을 운운하는 것은 사족에 불과하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시상식장에서 만난 그는 수수했다. ‘골프여제’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13 시즌 너무 떠 말 붙이기도 어려울 줄 알았는데 편안한 느낌이었다. 수수한 모습이라며 말을 붙었다.
그는 골프만 잘 하는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바로 알아챘다.
“운동선수가 요란하게 꾸밀 필요가 있나요. 그럴 시간도 없어요. 몸매도 그렇고 외모도 잘 꾸며 예뻐 보이면 좋지만 실력이 우선이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순간 뜨끔했다. 여성골퍼의 비주얼을 따지는 게 비단 국내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로 많은 여성선수들이 ‘섹스어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실력이 되면서 비주얼까지 받쳐 주면 좋지만 실력은 안 되는데 비주얼에만 매달리는 골퍼도 많다. 꼴불견이다.
비주얼 얘기가 나오자 그는 골프뿐 아니라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 운동(골프)선수로 운동선수에 알맞은 몸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골프선수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잖아요.”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메이저 3연승을 한 뒤 그랜드 슬램 대기록 작성 여부로 야단이 났다. 하지만 대기록 작성보다 여자로써 행복이 더 중요했다”고 자신의 가치관을 털어놨다.
그는 여자로써 행복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지독한 슬럼프도 극복했고 경쟁자들도 따돌릴 수 있었다“고 지난 해 11월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뒤 말했다.
지난 해 메이저 3승을 포함 6승을 거둔 뒤 그는 골프(스포츠)를 떠나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줬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포스트紙는 그를 ‘2013년 두각을 나타낸 여성 15인’에 선정했다. 여기에 뽑힌 여성들은 초등학교 총기 참사를 막았거나 64세 나이로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수영으로 건넌 사람 등이 포함됐다.
지난 해 그의 플레이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일은 얼굴이 예쁘다고 아니면 몸매가 뛰어나다고 하는 게 아니다. 그는 골프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그래서 그는 위대했다. 그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미 새해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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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뉴스핌=강소연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