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비자금 조성 및 탈세혐의에 연루돼 소환조사를 받은 이상운 부회장(61)이 임직원들의 강한 정신무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부회장은 3일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CEO레터를 통해 “올해는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배울 것도 많았고 여러 모로 한 걸음 성장하기도 했던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사업 중 가장 큰 수확으로는 지난 5월 전주 탄소섬유공장 준공과 10월 세계 최초의 폴리케톤 상용화 성공을 꼽았다.
이어 이 부회장은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하게 될 내년은 우리의 의지와 실력을 시험해보는 매우 중요한 해가 되리라 생각된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흔들리지 마시고 맡은 바 역할에 전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석래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비자금 조성 및 탈세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의 강한 정신무장을 주문한 것이다. 이 부회장 자신도 오너 일가의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려운 과정을 앞에 두고 한숨 쉬고 걱정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라며 짐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2002)’에서 소개된 ‘스톡데일의 역설’을 인용했다.
그에 따르면 전쟁포로수용소에서 가장 먼저 죽은 사람들은 자포자기한 사람들이 아니라 금방 나갈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근거 없이 미래를 좋게 바라보다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반면,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되 살아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어떻게든 버텨내려 노력한 사람들이 결국 끝까지 살아 남았다.
이 부회장은 “우리도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되, 이를 이겨내고 더욱 성장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갑오년 새해에는 우리도 말의 기백을 이어받아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끝을 맺었다.
한편, 검찰은 효성의 해외 사업을 주도해온 장남 조현준(45) 사장에 이어 이번주 중 조석래(78) 회장과 삼남 조현상(42) 부사장을 소환하고, 이달 중순까지 효성그룹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