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 수천만원 대학가 눌러 앉아..전세자금, 주택구입 대출여력 없어
[뉴스핌=한태희 기자]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사회 초년생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대학을 갖 졸업한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는 집 살 돈은 고사하고 대출 받은 학자금도 갚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을 생각하면 수 천만원의 전세대출을 받아 보다 넓은 집을 이사하거나 돈을 보태 집을 사겠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이들은 한탄한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상당수 직장 초년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대학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모아 둔 돈이 없는 사회 초년생은 전세난 한복판에 있지만 정부의 '8.28전월세대책'이 무용지물이다.
지난 2012년 2월 서울 소재 대학교를 졸업한 정모씨(31)에게 정부의 전월세 지원은 남의 나라 얘기다.
그는 지금 학교 근처에서 전세보증금 4000만원을 내고 원룸에서 살고 있다. 내년 6월이면 보증금 4000만원에 대한 계약이 끝난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면 빚을 더 내 보증금을 더 내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한다. 하지만 정씨는 학자금 대출 갚기 전까지 이사할 생각이 없다.
그는 4000만원대의 학자금 대출 빚을 지고 있다. 정씨는 8학기 내내 학자금과 생활비를 대출받았다.
정씨는 졸업과 동시에 2월 입사했지만 지난 2년간 학자금을 다 갚지 못했다. 아직도 1000여만원이 남아 있다.
정씨는 "세전 연봉이 3000만원 조금 넘는데 2년간 죽어라 갚았어도 아직도 대출이 남아있다"며 "대출할 때는 상환기간을 길게 잡았지만 빚이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했다. 그래서 갚아야 하는 돈은 빨리 갚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씨 처럼 졸업후 직장을 잡고도 대학가에 눌러 앉는 사람은 정씨 분만 아니다.
서울 대학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씨와 같이 졸업 후에도 학교에 남아있는 사회초년생이 많다고 설명한다. 보증금이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근처 명륜공인 관계자는 "대학교를 졸업했어도 학교 근처에 남아 있는 직장인이 많다"며 "대학가가 다른 곳보다 전세보증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인근 솔로몬부동산 관계자는 "성북구 대학가 일대 전셋값이 싸기 때문에 재학생 뿐만아니라 고려대 안암병원 직원과 젊은 직장인이 많이 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몇 차례에 걸쳐 전세자금 대출확대와 주택구입 자금 대출 확대와 같은 전월세 안정대책을 내놨다.
[사진=뉴시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경희대학교 앞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시민 한 명이 살펴보고 있다.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