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통해 노하후 익혀…현지화 주효
[뉴스핌=서영준 기자] 우리나라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가 카카오톡이라면 일본에서는 라인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1년 6월 23일 출시된 라인은 어느새 가입자 3억명을 달성하며 일본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라인이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일본에서의 성공이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일본으로 진출한 네이버는 한국에서 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다지고 있던 야후의 아성을 넘기 어려웠던 탓이다.
2005년 철수 후 다시금 도전장을 던진 네이버는 검색엔진업체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하며 재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역시 당시를 회상하면서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에 진출했지만 안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5년~6년을 고생해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에 자리 잡기위한 네이버의 노력은 계속됐다. 기존 검색엔진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도 신경을 썼다. 이런 과정 끝에 첫눈 개발진의 손을 통해 라인이 탄생했다.
네이버의 이같은 도전 끝에 출시된 라인이 일본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출시 당시 일본 국내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은 정전 등으로 통신망이 두절됐지만 인터넷 인프라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때문에 통신망을 통한 메일보다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SNS가 활발하게 사용됐다.
특히 지인들 간에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여진 발생 상황, 긴급 구호 시설 위치 같은 정보의 교환이 자주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초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SNS 개발에 집중하던 네이버는 지인 기반의 SNS인 라인을 선보이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로다른 통신사끼리는 문자 전송이 되지 않아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는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의 역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무료통화와 스티커 기능을 추가해 철저한 현지화를 이루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꼽히며 총리실에서도 사용하고 있을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한 일본 히트상품 베스트 30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