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의료 수요는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실손의료보험이 의료 이용을 부추겨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교수는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5회 한국의료패널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료패널 2008년 상반기부터 2011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해 실손의료보험이 의료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이원고정효과 모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 사이에 외래 횟수와 외래 비용, 입원 횟수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입원 비용과 입원 일수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다소 높았다.
배우자 유무, 근로 여부, 출산 여부는 실손의료보험 신규가입자와 미가입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미가입자보다 연간 가구소득이 300만원 가량 많았다. 가입 연령은 60세 이전인 비율이 높았다.
실손의료보험 가입 후 외래이용 횟수는 연간 3.7회 정도 증가했다. 외래 비용도 소폭 늘었다.
반면 입원 횟수나 입원 비용의 증가폭은 적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 후 늘어난 입원 일수는 연간 약 1.2일에 머물렀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후 1년간은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 일수가 증가하지만 그 이후에는 가입으로 인한 증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적으론 환자의 결정에 따라 수요량이 결정될 수 있는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 일수가 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의료 이용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개인의 건강상태가 염려돼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즉시 병원을 방문하고 입원 일수를 증가시켜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는 역선택은 발견됐으나 실손의료보험 가입으로 의료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손의료보험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의료비가 증가해 건강보험의 재정이 악화되었다는 주장들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