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하락+변동금리 외화자산과 매칭
[뉴스핌=김선엽 기자] 은행권의 해외채권 발행이 활발하다.
6월 이른바 '버냉키 쇼크'를 지나면서 여타 신흥국에 비해 우리 금융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달려표시채권 발행을 통해 직접 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이다. 특히 일부 은행이 변동금리부채권(FRN)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9월 초 기획재정부는 1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외평채를 미국채 수익률(T)+115bp로 발행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이 3년 만기 FRN을 발행했고 KB국민은행 역시 10월 초 5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FRN을 리보금리 미 3개월 리보금리+125bp에 발행했다. 또 이번 달 6일에는 하나은행이 3억달러 규모의 FRN을 발행했다. 가산금리는 112.5bp로 결정됐다.
이렇게 은행들이 달러표시채권을 속속 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상 금융기관이 원화자금을 통해 달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내 CRS(통화스왑)시장에서 리시브를 하면 되지만 원화채권 금리에 비해 외화표시채권의 금리가 하락하면 역외시장에서 외화표시채 발행을 통해 직접 달러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해질 수 있다.
전자의 경우 원화를 빌려서 CRS시장에서 리시브(원화 고정금리 수취&달러 변동금리 지급)를 통해 달러자금을 마련한 후에 미국 IRS(이자율스왑)시장에서 페이(달러 변동금리 수취&달러 고정금리 지급) 한다고 할 때, 달러조달의 대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리는 '원화자금조달금리(KTBkrw)-CRS리시브금리+美IRS페이금리'가 된다.
반면 외화표시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리는 '달러표시채권금리(KTBusd)'가 된다.
전자가 후자보다 크다면 CRS시장에서 달러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외화표시채권을 직접 발행할 필요성이 생긴다.
최근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CDS프미리엄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KTBusd 금리가 하락해, 해외채권 발행의 유혹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여타 금융기관과 달리 국내 은행들의 경우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를 원화와 외화 따로 하기 때문에 달러 조달을 위해서는 외화예금이나 외화차입이 아니라면 외화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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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간 하나은행의 CDS프리미업 변동추이 <자료:코스콤> |
한편, 고정금리채권에 비해 최근 유난히 FRN발행이 많았던 것은 금리상승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계 경기의 회복세와 그에 따른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내년 시장금리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FRN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발행기관들이 판단한 것이다.
FRN은 고정금리채권과 다르게 듀레이션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에 수요자 입장에서는 금리 상승시 매력적인 투자처다. 발행자 입장에서도 단기채무로 잡혀 유리한 측면이 있다.
동양증권 이재형 연구원은 "최근 채권자금이 단기 쪽에 쏠려 있다"며 "장기물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도 단기물은 소화가 잘 되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외화자산이 변동금리인 경우에는 FRN을 발행하고 따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헤지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점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만기도래하는 외화자산이 변동금리였기 때문에 이번 발행 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헤지하지 않았다"며 "또 FRN으로 발행하는 것이 고정금리 채권을 발행하고 다시 미국 IRS시장에서 리시브를 하는 것에 비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내 다시 글로벌 채권을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CRS(Currency Swap, 통화스와프)
원/달러 CRS시장에서 은행은 원화를 대가로 외화를 차입한다. 즉 국내은행(CRS 리시브)이 외화를 차입하는 대가로 리보금리와 같은 외화 변동금리를 지급하고 원화를 계약기간 동안 빌려주면서 원화고정금리(CRS금리)를 수취한다. 거래 상대방(CRS 페이)은 달러를 대가로 원화를 빌리면서 원화고정금리(CRS금리)를 지급하고 달러변동금리를 수취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