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특검 실시…신제윤·최수현 '질타'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감독원이 25일 각종 비리와 부실 의혹이 끊이지 않은 국민은행에 검사역을 급파한 가운데,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직접 불러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라고 지도했다.
또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민은행 사고를 한 목소리로 질타하며 경영진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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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본사 |
보증부대출 가산금리부과 실태,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건 등을 특별 검사하기 위해서다. 이들 검사역은 앞으로 2~3주간 본점에 머물면서 관련 내역을 파악할 예정이다.
부당대출에 의한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국민은행 도쿄지점에는 5명의 검사역이 파견돼 있다. 한 은행의 특별 검사에 이런 대규모 검사인력이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에 대한 허위 보고 문제부터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사고 등 내부 통제 문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최근 잇따른 국민은행 사고와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관련자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에 대한 총괄 책임을 지고 있는 감사 및 경영진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해 금융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원장은 특히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해외점포의 불법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및 횡령 등은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은행에서 있을 수 없는 심히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금융인들이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 한 채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행태와 조직의 기강해이에 상당부분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이날 국민은행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내부 규율 체계가 제대로 안 잡혀 있던 상황이었다"며 "금융감독원에서 검사를 하고 있는데 제도적인 것부터 개인적인 부분까지 전반적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며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불러 연이은 금융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은 면담 자리에서 "내부통제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라"며 "순환근무제, 명령휴가제를 엄격히 시행하고 내부보고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은행의 인사체계를 비롯한 내부 질서가 무너졌다는 판단에서다.
조 부원장은 "(이건호 행장이) 면담 자리에서 물의를 빚어서 미안하고 특검에 협조를 잘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면서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고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국민은행은 보증부대출 부당 이자 환급액을 허위 보고했다가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또 국민은행 자체 조사 과정에서 본점 신탁기금본부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포함한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파는 수법으로 9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경우 직원들이 부당대출을 해주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20억원이 국내로 유입돼 상품권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