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감회 샤오강 주석 자본시장 핵심 정책 구상 밝혀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주식발행 등록제 라는 것은 심사 자체의 폐지를 뜻하는게 아니다. 중국 자본시장 개혁의 방향인 시장화를 이행하는 것으로서 주식발행에 있어 시장과 투자자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자본시장의 핵심 개혁정책인 ‘주식발행 허가제의 등록제 전환’ 방침과 관련해 증시 안팎의 관계자들 사이에 각종 분석과 예측이 비등하는 가운데 증권정책의 최고수장인 중국 증감회 샤오강(肖鋼) 주석이 입을 열었다.
샤오강 주석은 18기 3중전회의 '개혁 심화 결정' 문건을 통해 주식 등록제 개혁에 관한 언급이 소개된 뒤 문건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등록제라는 것이 등기만으로 모든 절차를 대신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발행 등록제와 관련해 이번 3중전회 결정 문건에 명시한 내용은 앞으로 주식 발행에 있어 심사 방식 개혁에 주력한다는 의미이지, 주식발행에 심사가 불필요하다는 뜻도, 잡주를 마구 발행토록 내버려 둔다는 뜻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주식발행 등록제 각종 여건 봐가며 점진적 도입
샤오강 주석은 주식발행 등록제 개혁은 발행체제 개혁의 중대한 조치로서 자본시장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다만 선후 조치를 가리고 완급을 조절해가며 중국의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발행 등록제 시행의 전형적 국가인 미국의 경우 증권감독관리 기구의 주식발행 부문에만 회계사 변호사 등을 중심으로 500명의 전문 인력이 포진해 있다며 이와비교할 때 중국은 등록제 시행을 위한 조건이 아직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자본시장을 개혁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증권회사와 회계 사무소, 법률 사무소의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귀책사유에 따른 책임을 강화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샤오 주석은 소개했다.
중국 증권당국은 주식발행을 심사하는데 있어 주안점을 둘 것은 발행 기업(인)에 대한 전면적이고 세밀한 심사와 정보공개의 정확성이라는 입장이다. 심사 허가와 상장 이후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 가치와 수익성 등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시장과 투자자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샤오 주석은 이밖에 자본시장의 쌍방향 개방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자본의 해외 진출과 해외자본의 중국 유입이 활발해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국제화를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행중인 QFII(외국 적격 기관투자자)와 QDII(국내 적격 기관투자자)에 대한 투자행위 규제 완화를 등 제도 보완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기업 현지상장 '국제판' 개설, 당장 계획 없어
중국 자본시장의 핵심 이슈중 하나인 국제판 개설(國際板·외국기업의 중국증시 상장)에 대해 샤오 주석은 현재 중국은 국제판 개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국제판 개설을 위한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은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동안 중국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중국이 이르면 지난 2011년, 늦어도 2015년에는 상하이 국제판을 개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으나 이번에 최고 당국자가 처음으로 나서서 국제판 추진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당초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육성과 위안화 국제화의 일환으로 상하이 국제판 설립을 검토해왔다. 이에 따라 지멘스·벤츠·코카콜라·HSBC 등 많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현지 상장의사를 표명했었다.
샤오 주석은 이밖에 중국 자본시장 체제개혁과 관련해 시장의 활력, 공정 및 효율적 경쟁을 제약하는 심사 허가 항목을 정비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시장에는 가격 형성 시스템의 후진성이 항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샤오강 주석은 이와 관련 신주 발행의 ‘3고’ 즉 높은 발행가격, 높은 주가수익률(PER), 과도한 자금 모집 현상 등이 문제라며 시장의 이런 가격왜곡 현상을 바로 잡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샤오 주석은 중국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시장을 발전시켜나가는데 있어 각각의 이해 당사자들의 역할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했다.
그는 엄지손가락은 시장의 가장 중요한 투자자이고 엄지 옆의 식지는 증권회사 (회계사 및 변호사 사무소 포함), 언론은 자본시장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해야한다는 점에서 가운데 손가락이라고 소개했다. 또 상장회사는 무명지이며 증감회는 새끼 손가락일 뿐이라며 시장화와 규제완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인민망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