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표방하지만 야권 성향 강해…민주·안철수 가교 역할 전망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범야권 정치원로와 시민사회·종교계 인사들이 참여한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이 17일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민동행은 이날 서울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804명의 발기인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주의 신장, 경제민주화 및 민생복지 실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동행은 권노갑·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 인명진 갈릴리 교회 목사, 영담스님, 김근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등 정치권 원로 33인이 주도해 만든 단체다.
김덕룡 전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저희는 누구를 편들거나, 누구를 질타하고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국민동행을 위해서 나름대로 안내자가 되고, 접착제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불통이고, 새누리당은 기껏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을 들먹이고 있을 뿐이다. 내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오만과 불통의 국정운영, 반목과 갈등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민동행이 옳고 그른 것을 분명히 가려서 지지해줄 것은 지지해주고 질타할 것은 질타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천 대표는 "박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으로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마치 '짐이 곧 국가다'라는 왕정시대의 생각을 보듯 '내가 당선됐으니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치계의 원로들이 다시 모이게 된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경고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대선 당시 국민이 요구한 개혁, 정치가 약속한 변화는 어디 갔느냐.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며 "선거 때는 변화 약속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뒷걸음질친다. 국민의 삶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다음 정권 탈취에 관심을 갖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동행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며 '중도'를 표방하지만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 단체로 보인다. 또 향후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측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그간 창당과 관련해 말을 아껴오던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창당 선언이 임박했다는 보도와 관련,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는 계속 열심히 진행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에 제가 직접 제 입으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4일경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