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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재점화한 유로존·미국, 각국 살 길 모색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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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정책행보…원화 강세 한국, 흑자축소 필요 지적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행보가 줄을 잇고 있다. 이번엔 일본이 아니라 유로존이 전쟁을 촉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발표를 기점으로 외환시장 개입,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속속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기축통화를 찍어내는 미국의 재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환율보고서에서 몇몇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냈다. 

'환율전쟁'이란 단어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환율전쟁을 불지핀 당사자는 일본에서 유로존과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양적완화 축소 개시를 시사함으로써 신흥국 금융시스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은 중심국이면서 수출경쟁력이 강력한 독일과 취약한 중심국과 주변국들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면서 마찰음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유로화 강세가 더이상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모습이다.

미국의 양전완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로화 강세를 지켜볼 수 없었던 유로존은 결국 금리 인하를 통해 유로화 가치를 다시 끌어내렸다. 미국은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비판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매입 축소 시점을 사실상 내년으로 미루면서 달러화 가치  상승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유로/달러 환율. 최근 유로화 강세가 재연될 조짐을 보였다. [출처 : dailyfx.com]

세계 외환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통화의 이 같은 행보 속에서 다른 선진국 및 신흥국들이 너도나도 통화정책을 준비하는 모습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또한 이 틈바구니 속에서 어떤 대응을 펼쳐야 할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 금리인하로 포문 연 유럽…'유로강세 막겠다'

지난 7일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25%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최저대출 금리 또한 0.25%포인트 내린 0.75%로 낮췄다. 예금금리는 기존 0%를 유지했다.

ECB의 갑작스런 금리인하는 최근 불거진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결단에서다. 지난 달 말 발표된 10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2010년 1월 이후 최저수준인 0.7%를 기록했다. 9월 1.1%보다 낮아지면서 ECB의 목표 물가 수준인 2.0%는 더 멀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는 지적이다.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상승곡선을 그리자 유로존내 수출 국가들은 유로화 강세가 유로존 경제에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주장하며 ECB의 결단을 요구했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ECB가 금리를 낮추고 통화완화책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혀왔다. 파브리시오 사코나미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유로강세는 경제회복의 위험 요인"이라고 직접적으로 통화완와책 필요성을 지적한데 이어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부장관도 "금리 수준을 우리 이해관계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ECB에 금리인하를 단행하도록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로존 모두가 금리 인하를 반긴 것은 아니다. 독일은 인하 결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ECB와의 정책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 이포(Ifo)는 이번 인하 결정이 오히려 유럽 경제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한스 베르너 신 Ifo 소장은 "드라기 총재의 결정은 모국인 이탈리아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 "개입말라"는 미국, QE유지로 달러화 가치 하향 안정시켜

지난 달 30일 미 재무부는 의회에 제출한 반기 국제 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및 일본, 중국 등 국가들의 통화절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한국에 대해서는 환시 개입 제한을 요청했고 일본의 엔화약세 유도에 대해서는 꾸준히 지켜볼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잭 루 재무장관도 공개적으로 중앙은행들의 통화절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미-아시아 성장을 위한 의제'라는 글을 통해 환율 움직임은 시장이 결정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한중일을 겨냥한 시장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미국 또한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일찌감치 달러화 약세를 유도해왔다. ECB의 금리인하로 유로화 약세가 진행되자 달러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선 듯 보였지만 때마침 나온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지명자의 양적완화 유지 시사 발언으로 달러화 가치는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15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연준 의장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옐런 부의장은 "미국 경제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다"며 당분간 양적완화책을 축소할 뜻이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적완화 정책이 비록 '고비용정책'이지만 "이로 인한 혜택은 더 크다"며 필요성에 힘을 실기도 했다.   
 

◆ 발빠른 행보 보이는 각국 정책당국들… 신흥국은 통화가치 안정에 주력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은 지난 11일 자 기사를 통해 유로화 하락과 더불어 각국 통화들의 경쟁적 평가절하가 이어지는 '이전투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ECB의 발표를 기점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체코는 ECB 금리 인하가 결정되자 마자 행동을 보였다. 체코 중앙은행은 코루나화 매각을 통해 11년만에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체코 또한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로 몸살을 앓아온 상태다. 미로슬라프 싱어 체코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에 큰 변동이 없는 한 환시 개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앞서 4일에는 페루가 4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페루 중앙은행은 이날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4%로 결정했다.

선진국들도 금리 인하를 모색 중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자국 통화 가치 급등에 수출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키위 달러(뉴질랜드 달러) 가치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5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지만 역시 호주 달러화 강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호주 기준금리는 지난 8월 금리 인하 이후 사상 최저수준인 2.50%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관측에 따라 통화가치 급락 사태를 맞았던 신흥국들은 오히려 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 절상을 꾀하고 있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올해 다섯 번의 인상을 거쳐 현재 9.5%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기준금리가 조만간 두자릿수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는 라구람 라잔 총리 취임 이후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두 차례 올렸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12일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7.50%로 0.25%포인트 인상시켰다. 14일에는 파키스탄이 통화약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 당국, 아직은 지켜볼 때…흑자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에 대해 우리 당국은 아직까지는 추이를 지켜보며 필요시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율전쟁이 본격화 될 시 현 원화강세 가속화로 인한 경제 충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LG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절상과 경상흑자가 공존하는 일본형 불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경상흑자 축소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와 함께 엔저 현상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크게 주목받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충격이 큰 것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내년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충분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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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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