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영표 [사진=뉴시스] |
이영표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영표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 좌절과 약간의 성공이 반복적으로 일어난 시간을 지내왔다"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은퇴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언젠가는 축구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2000년대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불안이었고 그 중심에 내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영표는 이어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나 때문에 진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동료들이 버틴 적도 있었고 정정당당하게 맞이해야 할 패배 앞에서 변명을 한 적도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영표는 "27년간 치열하게 그라운드를 달리느라 밖을 둘러볼 수 없었는데 이제야 수고한 사람들이 보인다"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만 받았을 뿐 나는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나 싶다.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또 이영표는 "팬들이 만약 나를 기억해주신다면 축구를 즐겼던 선수로, 혼자 즐긴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겼던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은퇴 후 바람을 전했다.
이영표는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안양초 중 고를 거쳐 건국대를 졸업,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영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세게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영표는 2003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 입단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한국축구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을 거쳐 2011년 12월 북미 MLS에 진출, 2년동안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다.
또한 이영표는 2002 한일월드컵을 비롯해 2006년 독일월드컵,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 월드컵 본선에 3차례 출전했고 A매치도 127경기를 소화한 한국축구의 전설이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