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서 한화유통의 한화유통·웰롭 재무지원 당시 상황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는 변호인 측 증인으로 양욱 전 한화갤러리아(당시 한화유통) 대표이사가 증언대에 섰다.
양 전 대표는 2005년 3월 한화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인사로 한유통·웰롭의 채무 해결을 담당했던 인사다. 한유통·웰롭은 차명 계열사로 김 회장은 이 두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그룹 계열사를 동원,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양 전 대표는 “한화유통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한유통·웰롭이라는 자회사의 현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취임 당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 두 개 있었는데, 한유통·웰롭에 대한 지급보증 및 연결자금 제공 문제와 직원들 사기 저하가 그 것이었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에 따르면 취임 당시 이미 한화유통은 한유통과 웰롭에 지급보증 800억원, 연결자금 1300억원을 제공한 상태였다.
그는 “2005년 5월 홍동욱 전 한화그룹 CFO(현 여천NCC 사장)를 찾아가 문제점과 해결방안 생각해봤다”며 “가장 큰 문제가 보증 채무였는데 이 때문에 자금조달 문제 있어서 지속적 투자가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그가 그룹에 회사의 성장을 위해 꼭 해결해달라고 그룹 재무팀에 요구하자 그룹 계열사의 부동산 매매 등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양 전 대표는 “유휴부동산 매각 등으로 인해 한화유통의 재정이 특별히 좋아지진 않았지만 이전에는 연결자금 묶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거의 금융권 이용이 불가능했다”며 “이 문제가 해소된 다음엔 하고 싶었던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측에서는 양 전 대표가 경기고 출신으로 김 회장 및 홍 전 CFO와 선후배 관계임을 강조했다.
검찰은 양 전 대표가 취임한 후 두 자회사 CEO와 인사조차 하지 않은 점, 채무보증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지급보증 해소를 위해 부동산을 감정 없이 공시지가에 내놓은 점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양 전 대표는 “지금 기준으로 회사 상태를 본다면 검사의 지적 백번 맞다”며 “하지만 IMF 이후 기업 상태가 지금과 너무 달랐고 한화그룹도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중요한 캐시카우도 매각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 어려움 겪었다”며 “한유통·웰롭이 문제가 돼서 그렇지만 이런 회사는 주요 그룹에 거의 다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전 대표는 왜 한화유통의 한유통·웰롭 지급 보증 관련 공시와 회계 반영을 하지 않았냐는 검찰의 질문에 “기재를 하지 못했다”며 “그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회장은 들것에 실려 재판에 참석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 시작 30분만에 퇴정했다.
김 회장은 재판부의 “재판 받기 불편하냐”는 질문에 “예”라고 짧게 답하고 타고 온 구급차를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