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단문 메시지를 통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 트위터가 당초 기대보다 높은 수준인 주당 26달러에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이로 인해 트위터는 18억 2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트위터의 기업공개(IPO)가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트위터는 공모 희망가를 주당 17~20달러로 설정했으나, 월가의 낙관론을 바탕으로 전날 공모 희망가를 23~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날 확정된 최종 공모가는 이 보다도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공모가로 추정한 트위터의 가치는 대략 144억달러로, 인터넷 관련 기업 IPO로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된 페이스북 이후 최대 규모다. 총 7000만주를 공모한 트위터는 7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종목명은 'TWTR'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위터 주식은 대형·장기 투자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전체 공모 주식 중 3/4 가량이 헤지펀드 및 뮤추얼펀드 등 30명 안팎의 투자자들이 주어질 전망이다. 나머지 1/4 가량은 개인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외신들은 트위터의 IPO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많은 가입자에 비해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용자 증가세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성장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위터는 올 3분기 69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3분기 누적기준으로 1억 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의 손실이다. 반면 매출은 4억 2220만달러를 달성하며 작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 당국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메리 조 화이트 SEC 위원장은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 강연에 참여해 “투자자들이 IT기업들을 평가할 때 그 기업이 보유한 유저 숫자가 대규모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화이트 위원장은 특히 “IT기업들이 회사 수익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유저 숫자만으로 향후 수익 전망을 낙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이 유저수와 수익의 연관성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유저수가 많다고 그것이 곧 큰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해석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강연에서 화이트 위원장이 직접 트위터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같은 날 트위터가 IPO 공모가격을 최종 확정한 것을 감안하면 트위터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SEC는 앞서 페이스북과 그루폰 등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상장 당시 수익 전망 등에 관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세이지웍스의 브라이언 해밀튼 회장은 앞서 상장한 페이스북을 거론하며 "페이스북은 상장 당시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트위터는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차이점을 감안할 때 트위터의 공모가는 페이스북보다 높게 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더글로브의 스티븐 패터놋 창업주도 과거 닷컴버블이 일었던 1990대와 비교하며 "당시에는 IT에 대한 높은 관심에 기업이 매출을 올리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둔화되고 있는 사용자 수 증가세도 문제다. 현재 트위터의 전 세계 사용자 수는 2억 3200만명으로, 3분기 사용자 증가율은 6%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증가율은 각각 10%, 7% 였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과거 페이스북의 사례를 봐도 SNS업체인 트위터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트위터에 일부 자금을 투자 중인 소프트뱅크 캐피탈은 트위터의 사용자 수와 유저층의 충성도가 상당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페카 캐피탈 역시 트위터가 2억 3000만명에 이르는 유저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설 것이라며 54달러라는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페이스북은 38달러의 공모가로 거래를 시작해 한때 17달러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당시 시장에선 페이스북의 수익모델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됐는데, 올 7월 페이스북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며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킨 바 있다. 이에 페이스북의 주가는 강한 반등을 보이며 최근 5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