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전주 탄소섬유공장 전경. |
최근 신소재 폴리케톤 상용화를 발표한 효성을 필두로 도레이첨단소재, SK케미칼 등이 PPS(폴리페닐렌 설파이드) 투자에 나섰고 제일모직이 막대한 현금으로 신소재 투자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셰일가스 등의 거센 도전을 받는 석유화학업계가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6일 유화업계는 4분기 들어 신소재 신규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효성은 최근 새로운 개념의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해 내년부터 이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효성은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톤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폴리케톤은 1조원 규모의 매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도레이와 함께 새만금 PPS공장 설립에 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도레이는 글로벌 PSS수지 및 PPS 컴파운드 시장의 25%를 점유하는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의 강자로 해외에 PPS 생산 투자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PS 생산규모는 PPS수지가 8600톤, PPS 화합물이 3300톤 규모가 될 전망이다.
SK케미칼도 일본 데이진과 합작사인 이니츠를 통해 PPS 투자에 나선다. 이니츠는 최근 8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에코트란’이라는 이름의 친환경 PPS를 개발한 바 있다.
울산시 SK케미칼 부지 내에 들어서는 PPS공장에는 약 1만2000톤의 생산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SK케미칼 이를 위해 약 2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PPS 수지는 200∼250도의 고온을 견디는 소재로 가격이 자동차 및 전기전자 경량화 부품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해 말 패션부문을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고 소재기업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패션부문 매각대금 약 1조원을 통해 신소재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제일모직은 삼성전자와 함께 OLED 신소재 핵심기술을 보유한 독일 노발레드(Novaled)를 인수한 바 있어 향후 본격적인 OLED 신소재 생산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L&C는 독자 개발한 자동차 부품 소재 EPP(발포폴리프로필렌)의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을 내년 1분기 중 준공할 예정이다. EPP는 포장재, 건축재, 단열재 등으로 사용되는 첨단소재로 기존 스티로폼 등에 비해 내충격성, 반복 완충성, 유연성 및 내약품성 등이 뛰어나다.
한화L&C는 이를 통해 미국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공략, 2020년까지 미국 공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수년 전부터 진행돼 온 탄소섬유 등의 신소재를 포함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신소재 투자는 내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유화업계가 신소재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신소재 시장이 향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연비 개선을 위해 경량화 소재에 관심이 높은 자동차 분야나 IT기기 등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온 것.
글로벌 시장 업황 악화로 기존 석유화학제품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더불어 셰일가스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무엇보다 신소재는 기술로 인한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수익성이 기존 석유화학제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각종 신소재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해왔고 앞으로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경기악화의 영향을 받은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