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캐나다, 중국까지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버블 조짐이 뚜렷하다는 경고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고공행진했던 2000년대 중반과 달리 특정 지역에 버블 조짐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해 선진국 중앙은행은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버블-붕괴 리스크를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지만 통제에 나서지 않을 경우 또 한 차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데 투자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자협회(NAR)에 따르면 주택 가격의 중간값이 23만400달러로 2006년 7월 버블의 정점과 맞먹는다. 지난 2011년 7월 중간값은 버블 당시에 비해 25.7% 낮은 수준이었으나 단기간에 파죽지세로 오른 셈이다.
캐나다의 경우 총부채상환비율이 지난 2분기 말 현재 16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버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영국의 경우 해외 자금이 홍수를 이루면서 런던의 집값이 지난 5년간 140% 폭등, 2007년 고점에 비해 14% 웃도는 가운데 농지 가격이 이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상황은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전국 집값은 9월 기준 1년 사이 9.1% 상승했고, 베이징과 상하이는 각각 16%와 17% 치솟았다.
중국 투자자들의 ‘사자’가 몰려들면서 홍콩의 주택 가격은 2008년 이후 120% 폭등했다.
영국 워릭대학의 앤드류 오스왈드 경제학 교수는 “거대한 버블이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으며, 값싼 유동성의 과잉 공급이 핵심 요인 중 하나”라며 “부동산 버블이 선진국 경제를 무너뜨렸고, 같은 불행을 다시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트랙의 리처드 도넬 리서치 디렉터는 “투자심리가 무척 강한 상태이기 때문에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며 “어떤 계기로 심리가 진정될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이 노르웨이를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의 집값 급등을 경고했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도 주요 대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20% 가량 고평가됐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뉴질랜드가 모기지 대출 규정을 강화하는 등 각국 정부가 집값 급등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