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신용평가 신뢰성 회복 필요, 외국계에 문 열어야"
[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은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신용평가사의 신뢰성 회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신용평가 시장의 경쟁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3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과점체제와 복수신용평가제도 등으로 경쟁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면서 기업들에게 관대한 신용평가 등급이 부여됐다고 지적했다.
2개 이상의 신평사가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복수 신용평가제'가 유지되면서 국내 신용평가회사의 수익기반이 제도적인 차원에서 보장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우량 회사채의 비중은 미국과 달리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평사는 평가를 받는 기업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관대하게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관대한 신용평가 등급 부여 관행이 계속되면 일부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과대 계상될 수 있으며 우량기업 대출 선호로 신용공급 경로도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도가 떨어져 국내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부진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기준 외국인의 보유 국내채권 중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복수신용평가제도 유지 여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의 회사라도 해당기업의 펀더멘털만을 분석해 신용 등급을 부여하는 독자신용등급 제도 같은 규제환경을 정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신평사의 국내진입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현재 지분참여 방식으로 국내 신용평가시장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해 평판 리스크를 부담하도록 현지법인 뿐만아니라 지점 형태로도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