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2주만에 이삿짐 쌌다 풀었다 반복"
박근혜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
한전을 찾는 고객들 대기실 용도로 쓰이던 1층 로비에 갑자기 칸막이가 쳐지면서 임시 사무실이 들어선 것이 불과 2주 전인데 이곳 사무실 직원들이 또 다시 짐을 싸고 있었다.
이번 이사 소동은 25일로 예정된 한전 국감장소가 갑자기 바뀌면서 비롯됐다.
매년 본사에서 국정감사를 받아온 한전은 올해도 국감철이 되자 국감장 준비에 나섰고 공간활용을 고심하다 20층 회의실을 국감장으로 결정했다.
이에 리모델링을 하면서 ICT운영처 등 기존 20층에 있던 사무실을 1층 로비로 이전시켰고 1층 고객용 로비는 내부 칸막이 공사끝에 어수선하긴해도 그럭저럭 사무실 모양새를 다소 갖췄다.
하지만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갑자기 국감을 앞두고 한전을 국회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올해 원전비리에서 촉발된 여름철 전력난, 갈등이 확산일로인 밀양 송전탑 이슈 등 전력과 에너지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전과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세간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한전 본사로 예상됐던 국감 장소를 바꿨다. 국회의원들에게도 원정경기보단 홈경기가 아무래도 편했던 걸까.
여하튼 한전은 처음으로 국회로 가서 국감을 받게 됐다. 문제는 수천만원 들여 리모델링하고 이사비용을 들인 헛수고다.
그러잖아도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새로 생겨난 조직들, 최근 대구세계에너지총회를 진두지휘하며 임시로 만든 태스크포스팀 등의 사무공간 수요로 이사비용 등의 잡비 소요가 컸던 한전으로선 국감 장소 변경으로 쓸데 없는 곳에 또 헛돈을 쓴 셈이 됐다.
한전 관계자는 "여태껏 유관 공기업들과 같이 본사에서 국감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국회로 들어오라고 해 처음으로 국회서 받게 됐다"며 "아무래도 전력 등 이슈가 크다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국감장소 변경에 따른 이사비용에 대해선 "아직 집계가 다 안됐다. 국감도 이유긴 하지만 WEC(세계에너지총회)와 내년도 나주 본사 이전 등의 이유로 사무실 이동이 잦았던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국회의 장소 변경이나 자료제출, 출석 요구 등으로 피감기관이 겪는 고충은 여타 정부부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정부부처 기획조정실 사무관은 "매년 국감 때마다 힘들긴 하지만 올해는 더 바쁜 것 같다"며 "모 의원실 보좌관은 자료요청 등으로 열을 받았는지 100여 명이 넘는 우리 부처 과장 전부를 해당 의원실로 긴급호출해 황당했다. 이를 달래느라 한참 애썼다"고 국감 후유증을 털어놨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