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 투자은행(IB)과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팔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물 국채를 중심으로 최근 2주간 국채 매도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AP/뉴시스) |
15일(현지시간)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기관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도 규모가 평소에 비해 50%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1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 6개울물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다.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국채 매도 압박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일부 투자은행은 고객들에게 단기물 국채를 담보물로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씨티그룹은 오는 24~31일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담보물로 받지 않기로 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역시 여신이나 트레이딩의 담보물에서 제외할 단기물 국채 리스트를 논의 중이다.
TD 증권의 케네스 실리만 국채 트레이더는 “미국의 상환불능이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의 기능 마비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록의 루스 코스테리흐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예산안 협상이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호재가 되겠지만 워싱턴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단기 한도 증액의 연속이라면 이에 대한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시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막판 진통을 치르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디폴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안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회의에서 정책자들이 미국 디폴트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에 해당하는 미국 국채에서 디폴트가 발생할 때 불가피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날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예상밖으로 50bp에 이르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디폴트 상황에 따른 경제 파장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자산의 비중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채한도 증액안에 대한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과 의회는 최종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