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 압박을 받았다.
반면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엔화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스위스의 프랑화도 안전자산 매력을 앞세워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75% 내린 96.75엔에 거래,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는 0.15% 오른 1.3579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유로/엔은 0.59% 하락한 131.36엔에 거래,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24% 하락한 79.93에 거래됐다.
연방정부 폐쇄 상황이 단기적인 이벤트로 종료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표정이다.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문제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이번 주말까지 정부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브래드 베텔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외환 거래가 달러/엔에 집중됐다”며 “미국 워싱턴의 대치 국면이 투자자들을 시장 저면으로 몰아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국채는 대부분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으며, 재정적자를 채우는 데 해외 자본의 의존도가 낮다는 이유 때문에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 엔화가 상승 탄력을 받는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채한도 증액 문제에 대해 공화당과 협상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 역시 예산 삭감 없는 부채한도 증액에 동의할 수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잭 루 재무장관은 의회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맹렬하게 비난하는 등 워싱턴 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모습이다.
RBS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지난 주말 의회가 입장 차이를 좁힐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투자자들의 예상이 빗나갔다”며 “달러화 하락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스위스 프랑화가 안전자산 수요 증가에 따라 달러화에 대해 0.44% 상승했다.
인도 루피화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달러화에 대해 0.58% 내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