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도래 채권·CP, 대부분 청산 후보군"
[뉴스핌=한기진 기자] 동양증권 증권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대규모 자금 인출이 나타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 상품은 안전성이 100% 담보되기 때문이다.
◆ “CMA 등 환매 맞춰 RP 내놔”
26일 금융투자 및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CMA에서 지난 23일 이후 이날까지 3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동양증권은 비슷한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채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CMA 잔액은 7조원 가량이다.
증권사는 CMA 등 금융상품을 판매해 유입된 자금을 유가증권 등에 연계해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이 돈을 빼면 연계한 상품을 팔아서 상환해줘야 한다. 재무제표상 CMA 등은 대고객부채로 분류되며 반드시 연계되는 투자 상품이 있다.
하지만 동양증권은 고유계정에 CMA를 관리하고 있어 투자자가 손실을 볼 우려는 전혀 없다. 금융감독원 규정대로 철저히 신탁계정과 분리하고 있어 연계되는 상품도 동양그룹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고유계정에 상응하는 채권 물량이 나오고 있어 고객 손실은 없기 때문에 뱅크런 사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동양증권 고객자산은 안전하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신탁계정에 동양그룹 계열사 자산이 포함돼 있어 개인고객의 피해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자금 인출이 멈추지 않으면 멀쩡하던 동양증권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자산/부채의 만기구조가 어긋나거나 중요 재무지표인 순유동자산 비율(실질순유동자산/외부차입유동부채)이 왜곡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고유계정을 깨고 있다는 것은 유동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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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는 신탁계정으로 투자손실 불가피
오는 30일부터(300억 규모)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 계열사 CP 및 채권은 상환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연내 동양그룹이 갚아야 할 자금의 75%가 청산이 유력한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 몰려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를 법정관리 후 청산 가능성이 큰 곳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 계열사의 채권 및 CP 규모는 1조2690억원으로, 이 가운데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58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장 다음달 갚아야 할 두 회사의 자금 규모가 4638억원으로, 10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 계열사 전체 채권 및 CP 4859억원 가운데 97%를 차지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30일 만기(300억원)가 돌아오기 시작할 것으로 그날 저녁 늦게까지 입금이 되지 않는다면 부도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