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스스로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결과물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이다.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엄격하게 통제했다는 자평이다.
문제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의 향방이다. 연준의 바람은 물가가 목표수준인 2%를 크게 넘어서지도 크게 미달하지도 않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물가가 어느 방향으로 튈 것인지 안개 속이라는 진단이 연준 내부에서 나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지극히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지만 이를 근거로 향후 물가 향방을 전망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다란 난제로 부상했다는 얘기다.
특히 연준의 부양책 수위를 결정하는 문제와 접목할 때 인플레이션을 예측,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더욱 힘들다는 지적이다.
벤 버냉키 의장이 당초 밝힌 계획대로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한다고 전제할 때 기존의 3차 양적완화(QE)는 내년 중반 완전히 종료될 전망이다.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동의하는 정책자들은 경제 성장 회복과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실업률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또 대다수의 정책자들은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인 현상일 뿐 궁극적으로 목표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카고 연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전통적인 예측 모델로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9년과 2010년 사이 연은의 예측 모델로는 가파른 물가 하락이 점쳐졌으나 실제 인플레이션은 상승 흐름을 탔다고 전했다.
시카고 연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크로 경제와 고용시장 상황에 근거한 인플레이션 예측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과거에 통했던 고용 상황과 물가와의 상관관계가 깨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세인트 루이즈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 역시 저조한 인플레이션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을 찾기 힘들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