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최근 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이 지속된다면 세계 석유 수요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경고했다.
미 연준의 완화정책 종료 전망에 인도와 터키,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통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유가가 달러로 책정되는 만큼 석유 수입국의 통화가치 하락은 석유 수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수요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IEA는 12일 제출한 9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올 1/4분기 이후 상당 수의 신흥시장 통화가 급락했고, 앞으로 약세가 지속된다면 석유수요에 역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이미 달러 기준으로 유가가 높은 상황에서 최근 통화약세 범위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석유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금난을 겪는 국가들이 석유 보조금 축소 압력을 점차 받을 수 있어 장기 전망은 더 흐려졌다는 분석이다.
IEA는 특히 통화약세가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페루, 필리핀, 태국의 석유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신흥국 석유 수요는 올 하반기 중 전년 대비 2.6% 수준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년 평균 성장세인 3.6%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급 차원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생산 급증과 중동지역 생산 증가로 리비아 생산차질 및 파업, 시민 소요사태와 정국불안 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IEA는 “글로벌 원유 공급은 리비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올 4/4분기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계절적, 경기순환적, 구조적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IEA는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서방국의 군사 개입이 발생한다 해서 원유 공급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공습 자체가 시장 불안을 야기할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