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장관, 서울 개최 5차 아시아에너지 장관회의서 강조
[뉴스핌=홍승훈 기자] 한국 정부가 제5차 아시아에너지 장관회의의 서울 개최를 십분 활용해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계획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 장관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 동북아 오일허브의 필요성을 역설해 아시아내 공감대를 만들어가겠다는 포석이다.
한국과 카타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제5차 아시아에너지 장관회의는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아시아 각국 에너지분야 장관급 13명, 차관급 10명, OPEC, IEA, IEF 등 3개 에너지 국제기구 사무총장 등 총 26명의 대표가 참석,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한국 정부로선 이를 글로벌 에너지 이슈를 선도하며 에너지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등을 중심으로 개최지 이점을 살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의에는 석유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을 비롯해 카타르, UAE, 쿠웨이트, 이라크, 오만 등 중동 산유욱 장관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김준동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을 위한 국제협력을 본격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여타 에너지관련 투자유치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10월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WEC)가 이슬람 라마단 기간과 겹쳐 상당수 중동 산유국 장관들의 불참이 예상되면서 이번 회의의 중요도가 한층 부각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역대 회의에서 석유가스 확보방안이나 산유국과 소비국간 협력방안 등 포괄적 의제를 다루던 것과는 달리 이번 회의에선 석유 공동비축 협력, 석유 거래시장 구축과 활성화, 석유화학 제품분야 협력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제를 선정한 것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에너지효율과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수요관리와 같은 시의적절한 의제를 반영해 국제 에너지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한국 정부가 가장 주력할 분야는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대한 국제협력과 인식 공유다.
대규모 상업용 저장시설을 건설하고 이용을 활성화해 한국을 동북아 석유 물류의 중심으로 육성하려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본격화해 한국을 세계 4대 오일허브로 육성하는데 이번 장관회의를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준동 실장은 "향후 북극항로가 개척되면 우리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현재 싱가포르만으로도 아시아 전역을 커버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은 점에 대해 국제적 공감대를 확보해 향후 해외투자 유치 등에 탄력이 붙게끔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동북아 지역의 석유소비와 물동량이 급증하는 이때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는 아시아국가간 새로운 협력모델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회의 참가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정부가 분석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효과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4조4600억원에 달하며 고용창출 효과 역시 2만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정부는 이번 회의때 각국 장관들과 양자회담도 이어갈 방침이다. 11일과 12일 양일간 이라크와 UAE, 쿠웨이트, 카자흐스탄과의 장관회의를 통해 양국간 에너지 분야 협력과 국내기업 진출방안을 논의한다.
이라크와는 원유공동비축, 발전소 복구와 신규건설 등 이라크 재건 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의 참여 촉진 등을 규정한 에너지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또 쿠웨이트, UAE와는 석유 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국내 플랜트 및 조선기업의 해당국 진출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카자흐스탄과는 잠빌광구 탐사기간 연장 및 아티라우 석유화학플랜트 건설 지원 등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했다.
한편 12일 본회의 종료후 대표단은 13일 울산의 석유공사 비축시설과 SK에너지 정유시설, 현대중공업 조선소 등 국내 산업시설 견학도 예정돼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