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국이 가파른 통화 가치 하락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통화 방어를 위해 보다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8조7000억달러에 이르는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이 방출될 경우 미국 국채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몰아칠 것이라는 경고다.
인도를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통화 급락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자 터키와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루피아와 리라화 등 일부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밀렸지만 지금까지는 해당 정부가 사실상 용인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문제가 새롭게 부상한 것을 포함해 환율 급변동이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경우 신흥국이 보다 공격적인 방어를 단행,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역공을 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애쉬모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얀 덴 리서치 헤드는 22일(현지시간)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총 8조7000억달러에 이른다”며 “이들이 공격적인 통화 방어에 나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파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 중앙은행이 그동안 사들인 미국 국채와 달러화를 방출할 때 가뜩이나 가파른 상승 기류를 타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더욱 큰 폭으로 뛸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리스크를 고조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2년래 최고치로 오른 가운데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오를 경우 투자 심리가 급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이머징마켓의 금융시장 혼란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편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에도 달러화 자금 조달 여건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이날 영국은행가협회(BBA)에 따르면 3개월물 리보는 0.2620%로 지난 2011년 8월1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은행간 자금거래 동향을 나타내는 리보-OIS 스프레드도 15.8bp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스프레드가 높을수록 금융기관 사이에 자금 거래가 냉각된 것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