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구조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서방 국가들 중심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중국 '위기론', 중국 '붕괴론' 등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 '우려가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업생산 등 각종 지표 둔화에다 금융시스템의 불안, 지방채무 위기, 부동산 시장 과열 등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반박, 중국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 '건재'할 것이며, 상당 기간 고속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은 현재 모든 현안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어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일도, 금융위기가 현실화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거시 경제 운영에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중국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중국은 올해 초 제시했던 대로 GDP성장률 7.5%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 뒤 성장률이 일부 시장관계자들의 우려처럼 7%대를 밑도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성장 목표의 하한선을 제시하기도 했다.
◇ 경기 급강하와 쏟아지는 '위기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업생산 증가세의 급격한 위축, 수출 둔화, 그림자 금융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자금난 등을 이유로 내세워 최근 서방 투자기관들은 계속해서 중국 경제 앞날에 대해 각종 비관적인 전망들을 쏟아냈다.
특히 중국 경제 위기론은 8% 이상 수준을 유지하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12년 2분기 7.6%로 낮아진 후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구조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연간 베이스로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2010년 10.4%에서 2011년 9.3%로, 다시 2012년에는 7.8%로 후퇴했다. 올해 성장 목표치인 7.5%도 실현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게 서방 투자기관들의 지적이다.
중국 현지의 일본 노무라증권사무소는 2013년 말 중국 경제성장률이 5%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지난달 26일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은행은 비록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겠지만 중국 성장률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 한 분기 기준으로 3%수준까지 곤두박질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어두운 관측을 내놓았다.
바클레이 은행도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4%를 유지할 것이지만, 3년 이내 분기 기준 3%까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급기야 지난 7월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장관)이 중·미전략경제대화 기자회견 당시 중국이 올해 목표한 7.5%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밝혀, 중국 정부가 저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시장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안정성장 20년 '끄떡없어'
후안강(胡安鋼) 중국 칭화(淸華)대학 국정연구원 원장은 최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앞으로 20년 간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2011~2010년 자연환경적 요소를 배제한다는 조건하에 중국의 잠재 GDP성장률이 5.9~9.2%, 실질GDP성장률은 7.9%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자원문제·에너지 소모·환경문제·이산화탄소 등 4대 제약요소를 고려하고, 중국 정부가 고속성장을 지양한다는 전제 하에 향후 20년간 중국 경제성장률이 7.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기별로 구분하면, 2011~2020년 적정 경제성장률은 8%, 2021~2030년은 7%로 분석됐다.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안 원장은 △ 높은 국내저축률과 투자율 △ 풍부한 인재와 과학기술 발전 △ 비농업과 분야와 도시취업 인구 증가 △ 총요소생산성(TFP)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이 개발도상국으로서 '후발주자의 이점'을 갖고 있고, 기술혁신 능력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총요소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 원장은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 도시화, 정보화, 인프라현대화, 국제화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산업화, 도시화, 국제화 및 정보화 추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고, 이는 향후 20년 중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일무이한 '중국식 발전론'
후 원장은 서방의 경제전문가와 투자기관이 줄곧 중국 미래에 비관론을 제시하며 중국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일축했다.
세계 각국의 자본주의 경제체에서는 '미국식', '유럽식', '일본식' 혹은 '싱가포르식', '한국식' 등 다양한 경제성장 방법론이 얘기되고 있지만, 중국에는 중국 고유의 '중국식 경제발전 메카니즘'이 존재한다고 후 원장은 강조했다.
국민소득 향상과 시장규모 성장으로 인한 자연발생적 성장,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하에 운용되는 시장환경, 정부차원의 경제발전 계획이 중국식 경제발전의 핵심이라고 후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에는 '두개의 손'이 존재한다"며 "정부와 시장의 '손'이 그것이고, 중국에서는 이 두손이 서로 손을 잡을때 지속가능한 건전한 경제발전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후발주자의 이점을 갖고 있고,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는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높으며 향후 20년간 중국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7%수준의 경제성장률 유지는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의 7월 경제지표는 호전세를 보이자 경기반등 전망이 다시 나오고 있다. 중국의 7월 수출은 지난 6월 17개월만에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7월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인 8.9%를 웃돈 9.7% 증가했고, 7월말 위안화 대출잔액도 14.3%늘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상승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리코노믹스로 불리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며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우리(牛犁) 중국 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은 "한 달 수치가 개선된 것으로 경기반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3분기 성장률도 하락을 멈추고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올 10월이나 11월 중국 공산당 18기 3중전회가 열려 개혁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리커창 총리의 '리코노믹스(리커창 경제학)'가 새로운 정책들을 쏟아 내놓게 되면 중국 경제는 하반기와 내년에도 계속해서 강한 성장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