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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오해와 진실③] NHN, 문어발식 확장 아닌 '수직계열화'

기사입력 : 2013년07월22일 15:45

최종수정 : 2013년07월22일 15:45

[뉴스핌=양창균 기자] 덕충부(德充符)편에 실린 공자(孔子)의 말 가운데 '서로 뜻이 다른 입장에서 보면 간과 쓸개도 초나라와 월나라와 같고 같은 마음으로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다'라는 구절이 있다.

입장이나 견해가 다르면 가까운 관계도 멀게 느껴지고 서로 다른 것도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논쟁 역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중국 도가(道家)의 사상가 장자가 볼 때 이러한 믿음은 대개 우리 인간의 불완전한 시각에서 발생하는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자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우화를 통해 우리가 직면하는 상황을 '부분'이 아니라 '전체'에서 바라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원숭이들은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준다고 할 때는 막 화를 내었고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준다고 할 때는 뛸 듯이 기뻐했다. 이는 원숭이들이 아침과 저녁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고 아침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부분에서 벗어나 전체를 바라보는 열린 시각을 장자는 '양행(兩行)' 또는 '천균(天均)'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자와 장자 강조하는 것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해서도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NHN의 논란이 그렇다. NHN의 지금까지 진행됐던 사업확장을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해석의 차이는 크게 수직계열화를 위한 작업과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두 갈래로 나뉜다.

문어발식 확장의 핵심은 NHN이 무차별적인 사업영역을 넓혀 53개 계열사를 거느린 인터넷 재벌이 됐다는 게 골자다. 문어발식 확장 논란은 한발 더 나가 이해진 NHN의장의 소유구조 논란까지 키웠다. 이 의장이 4.64%의 NHN 지분율로 53개 계열사를 포함한 '네이버 왕국' 전체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얼핏보면 건전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180도 달라진다. NHN의 계열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문어발 확장과 달리 전문화되는 쪽으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NHN의 총 계열사 53개 중 네이버가 25개, 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가 28개이다. 일주일 후인 8월 1일부로 NHN엔터테인먼트는 분리돼 25개 계열사가 존속하게 된다.

특히 네이버에 속한 계열사의 경우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 설립된 해외법인과 모바일법인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현상이다. 9개의 해외법인과 2개의 해외지원법인 그리고 모바일법인 3개등이다. 대부분 NHN의 본업과 관련된 사업들로 수직계열화 성격이 강하다는 게 포털업계의 평가다.
 
김상헌 대표이사는 "계열사가 25곳이지만 숫자만 가지고 '문어발식'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셈법"이라며 "(계열사로)거명되는 회사가 모두 모바일과 플랫폼 해외사업등의 업체로 우리는 본업에만 충실했을 뿐 눈 한번 옆길로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웹툰 음악 쇼핑등 네이버가 진출한 새로운 서비스들은 본업인 정보유통의 영역에서 각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서비스는 정보유통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도 했으며 어떤 서비스는 정보유통에서 핵심적인 서비스로서의 위상을 갖추기도 했다.

이중 웹툰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가 웹툰 서비스를 실시하기 이전 만화는 주로 도서대여점이나 만화방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또 만화 시장의 대부분은 일본만화가 차지했으며 우리의 만화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상황은 네이버 웹툰이 등장하면서 바뀌었다. 작가들에게는 기존 잡지, 출판만화 외에 새로운 노출공간이 생기고 이용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만화를 접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만화 이용자는 과거 대비 10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기준 PC로 웹툰을 보는 순방문자가 월 1700만명을 넘어 섰다.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 유통방식이 더 큰 시장을 만들고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 셈이다.

뮤직서비스는 네이버가 정보유통의 핵심영역에 진출한 경우다. 최근 구글이 음원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도 뮤직서비스가 정보유통의 핵심영역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이 됐다.

네이버의 뮤직사업은 음원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음원이 유통되는 공간인 네이버에서 원하는 음악을 찾고 소비한다. 이러한 방식은 디지털 음악 판매 시장의 파이를 키워 최종적으로 소비자나 음원 소유자들에게 이득이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사업 진출 역시 정보유통의 핵심 영역에 진출한 경우"라며 "정보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검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품검색은 인터넷 광고시장의 핵심이며 쇼핑 서비스에선 바로 상품검색의 바탕인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의 시도는 정보유통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검색정보중 하나인 상품정보 결과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정보를 외부업체에만 의존하는 것은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어렵게 만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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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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