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따라 유럽 은행권이 상당 규모의 손실을 떠안을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유럽 은행권이 보유한 디트로이트 시의 무보증 채권은 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공개한 전체 채무액인 110억달러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유럽 은행권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디트로이트 시에 여신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떠안으면서 국유화된 독일의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 홀딩이 디트로이트 시의 무보증 채권자 가운데 하나다.
하이포는 부실 여신을 정리하기 위해 FMS 베르트매니지먼트라는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했고, 여기에 약 2000만달러의 디트로이트 시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이 상당수의 채권 금융회사는 디트로이트 시의 채권을 부실 여신으로 분류하고, 일종의 배드뱅크에 해당하는 별도의 자회사에 이를 옮겨 둔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밖에 디트로이트 시의 무보증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럽 은행으로 독일 코메르츠방크가 포함됐다.
코메르츠방크는 미국 공공 금융 자산을 45억유로(59억달러) 규모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측은 디트로이트 시와 관련된 채권액에 대해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 유럽 대형 은행에 속하는 프랑스의 소시에떼 제네랄, 영국의 로이즈뱅킹은 디트로이트 시와 관련된 채권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지역인 디트로이트는 지난달 디폴트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시의 재정적자 규모는 3억8000만달러를 웃돌며 장기 부채가 1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은 미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사상 최대 파산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