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고질화된 구직난과 고용 불안, 여기에 실질임금 감소 문제가 내년 말까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말까지 선진국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로존 주변국 실업률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며, 특히 스페인과 그리스의 실업률이 28%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내년 미국 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임금을 2.9%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2000년대 중반 평균 임금 상승률인 3.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OECD는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34개 회원국의 실직자가 지난 4월 말 기준 4800만명에 달했고, 미국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 1600만명 급증했다고 밝혔다.
상황은 적어도 내년 말까지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이 내년 말까지 8% 선에 머무를 것이라고 OECD는 내다봤다.
다만 미국 실업률은 내년 4분기 6.7%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유로존의 경우 12.3%로 상승해 선진국 사이의 간극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27%에 근접한 그리스의 실업률은 내년 말 28.2%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스페인 역시 현재 26.9%에서 27.8%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OECD는 이와 함께 부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유로존 주변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뉴질랜드, 호주 등 주요국의 시간당 노동 비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부양책이며, 때문에 고강도 긴축을 지양하는 한편 중앙은행의 팽창적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OECD는 강조했다.
고량자의 은퇴를 앞당기도록 유도하는 것도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세대간 기술력과 고용 형태의 차이점 때문에 적잖은 비용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별도로 컨설팅 업체 머서에 따르면 1500개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은 내년 임금을 평균 2.9% 올릴 예정이다. 이는 올해 인상률인 2.8%에서 소폭 높아진 것으로, 금융위기 이전 2000년대 중반 평균치인 3.5%를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이 여전히 7%대 중반에 이르는 만큼 고용자보다 근로자들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 머서의 설명이다.
미국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근거는 또 있다. 이날 노동부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6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6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상승했으나 이는 인플레이션과 맞먹는 수치로, 실질 임금이 동결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과거의 경우 경기 회복 시기에 임금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상황은 이 같은 경제 모델과 상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