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최고경영자(CEO)의 자격

기사입력 : 2013년07월04일 09:49

최종수정 : 2013년07월04일 09:50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올해 초까지 4년 가량이나 인기를 끈 공중파 TV 프로그램이 있다. '남자의 자격'이란 예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의 자격'이란 말도 유행했다. 인기를 끈 프로그램의 제목이나 유행어는 생뚱맞게 술집 간판에 쓰여 있기도 한다. 친근해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데 유독 이 '자격'이란 말은 들을 때마다, 볼 때마다 불편했다. '자격'이란 말이 묘하게 그걸 보거나 듣는 사람들을 시험에 빠뜨리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네가 그럴 자격 있어?"라고 취조 당하는 듯한, 그래서 "내가 자격이 있나" 머리 싸매게 되는 말이란 얘기다.

살아갈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이 '자격'이란 건 참 중요하다. 내가 얼마나 '자격'에 맞춰 책임감있게 살고 있는지, 내가 책임을 다 못해 누군가에게 혹시나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건 개인의 차원에서는 물론, 조직과 사회의 차원에서도 필수다.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 어떻게 행동하고 선택하느냐는 어쩌면 더 중요하다. 사회적 존재인 이상 '나'의 행동과 판단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회사가 잘 나갈 땐 가려질 수 있지만 실적이 악화되고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비로소 리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가 난무한다. "생각보다 괜찮으니 믿고 따라가 보자"라고 판단되면 '오케이'다. 리더를 중심으로 회사가 단결할 기회가 된다. 하지만 악평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다르다. 리더가 바로 문제의 근원일 수 있다. 소셜 게임업체 징가의 CEO 마크 핀커스는 후자의 경우다.

마크 핀커스 징가 창업자(출처=와이어드)
안하무인인줄로만 봤더니 그래도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핀커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CEO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X박스 부문을 이끌었던 댄 매트릭스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완전히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는 건 아니고 자신은 이사회 의장, 그리고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역할하겠다고 했다. 쫓겨나기 전에 일종의 퇴로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 

지난 2007년 세워진 징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을 업고 멀미가 날만큼 급성장했다. 주가도 치솟았다. 핀커스 CEO의 부(富)도 급팽창해 2011년엔 포브스 선정 '전 세계 400대 억만장자' 리스트에도 들었다. 당시 그의 개인 자산은 20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징가의 주가는 낙하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과의 관계도 청산됐고 인기 게임은 표절 시비로 소송이 붙었다. '팜빌'에 대한 사용자들의 열광은 식었는데 이를 대체할 만한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CEO는 개인 욕심을 알뜰히도 챙겼다. 말도 바꿨다. 상장 직전에 직원들에게 부여했던 스톡옵션을 없던 일로 만들어 놓고선 자신은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매매정지(lock-up)가 풀리자 마자 주식을 내다팔아 지갑을 불렸다. 1650만주, 전체 지분의 16%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신뢰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추락했던 주가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기업공개(IPO) 공모가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월가에선 "징가의 좋은 시절은 갔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 핀커스 CEO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들이 계속 돌았다. 직원들에게 "능력없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고 독선을 뽐내는가 하면 "혁신따위는 필요없다"고 말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 너무 사소한 일까지 간섭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를 참아줄 사람들이 줄어갔다. 핵심 인력들은 계속 유출됐다. 그건 회사가 망해간다는 시그널이다. 

핀커스 CEO는 지난해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터크 스쿨)이 '올해 최악이었던 5명의 CEO'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는 '창업자가 탐욕을 부린 예(founder overreach)'로 징가와 핀커스를 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도 물러나기로 했으니 다행인가. 어떤 매체에선 이걸 두고 '테러의 시대가 끝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BTIG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그린필드는 "직원들의 사기가 지난 18개월 동안 최악의 수준이었다"면서 이걸 변화시키는 것이 최우선의 관건이라고 했다.

징가의 전 CEO 마크 핀커스(좌)와 새 CEO 댄 매트릭스(우)(출처=인디펜던트)
핀커스 CEO는 여전히 주주 표결권의 61%를 보유하고 있다. 어쩌면 새 CEO도 일단 무마용으로 앉혀둔 것이고 수렴청정할 가능성도 있다. 스톡옵션 약속을 어기고 회사가 어려워지자 함부로 직원을 해고하고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악행'을 저지른 걸 반성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징가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CEO의 자격'은 지분을 갖고 있다고, 이사회가 밀어서 그냥 생기는게 아니다.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믿고 따를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거나 그것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야 생긴다. CEO가 그럴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기업의 존재 목적인 이윤 추구도 불가능하다. CEO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 엄밀하게는 오너와도 다르다.

'엄살'도 전략적으로 피울 때 효과가 있다. "상황이 계속 어려우니 계속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만 강요하면 조직원들은 지친다. 어느 정도 미래를 향해 열린 희망이 보여야 당장 어렵더라도 참을 수 있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계속 말하는 리더를 계속 믿고 따르긴 어렵다. 

그런 얘긴 수요 예측부터 잘못해 놓고 애먼 국민들에게 "전기 아껴쓰라"며 마치 국민들이 전기를 펑펑 써서 전력난이 일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정부와 다를 바 없다. '괜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식의 리더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나라를 경영하거나 작은 조직을 경영하거나, 경영자라면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결국은 책임의식의 문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글로벌 강달러 심화···환율 1500원 찍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내우외환'에 1500원선도 위협할 전망이다.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며 국내 정치는 더 깊은 혼란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해에는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전쟁이 예고되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정부 리더십은 취약하다. 29일 외환 전문가는 연초 달러/원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원화 약세를 이끄는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은 헌정사 처음으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상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총리 탄핵안 가결로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500원에 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예상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도 "정치 불안으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우려된다"며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27일 오후 4시10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90포인트(-1.02%) 하락한 2,404.77로, 코스닥 지수는 9.67포인트(-1.43%) 하락한 665.97로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0원(0.76%) 상승한 1,476.00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27 yym58@newspim.com 국내 정치 불안으로 원화 약세는 이어지는 반면 달러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주요 6개 국가와 미국 달러 가치를 비교한 달러지수는 108을 넘으며 2022년 11월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 후퇴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 강세를 완화할 재료도 부족하다. 일본 엔화를 포함해 아시아 국가 통화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도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원화 하락 요인은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수출업체가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물량, 달러/원 환율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 정도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 고유의 강세 유인을 찾기 힘든 현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미국 달러가 약세 전환하는 경로가 유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트럼프 2기 정부를 상대할 정부 리더십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최상목 권한 대행은 경제 사령탑을 넘어 외교와 국방, 안보 등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국 불안 자체뿐 아니라 트럼프 집권 초기 정부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협상력 약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폭 축소 등이 원화 약세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전규연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직전 달러/원 환율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2025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ace@newspim.com 2024-12-29 06:00
사진
오겜2, 하루 만에 92개국 넷플릭스 1위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콘텐츠로 집계됐다. 28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2'는 전날 기준으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TOP)10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 시즌2 포스터 [이미지=넷플릭스] 국가별 순위를 보면 미국, 프랑스, 멕시코, 영국, 홍콩, 터키 등 총 92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시즌1에서 목숨을 건 게임의 최종 우승자가 돼 상금 456억원을 받았던 성기훈(이정재 분)이 다시 게임의 세계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1은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TOP)10위권에 진입했고 8일 만에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총 106일 동안 10위권을 유지했다. kh99@newspim.com 2024-12-28 13: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