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잠정치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데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우려가 진정됐지만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적극적인 부양 의지를 밝힌 데 따라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이 두드러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54% 하락한 1.3006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2985달러까지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엔은 장중 126.58엔까지 밀린 후 0.59% 떨어진 127.18엔에 마감했다.
달러/엔은 0.03% 소폭 내린 97.78엔을 기록해 보합권 움직임에 그쳤다. 달러 인덱스는 0.35% 오른 82.97을 나타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1.8%를 기록해 4월말 발표된 잠정치인 2.5%에서 크게 후퇴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4%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당초 발표된 수치보다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고, 수출이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잠정치에 비해 크게 꺾였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의견이 번졌다. 버냉키 의장이 QE 축소의 전제 조건으로 정책자들의 예상에 부합하는 성장 회복을 제시한 만큼 1분기 성장률은 연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가 미국 경제의 회복이 향후 수년간 부진할 것으로 밝히는 등 연준 내부에서도 시장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가 경기 부양적인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책 이외에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는 데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며, 긴축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게인 캐피탈 그룹의 에릭 빌로리아 외환 전략가는 “유로화 약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핵심 요인”이라며 “외환시장은 전적으로 중앙은행의 행보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파운드화 역시 영란은행(BOE) 내부에서 자산 매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데 따라 달러화에 대해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0.70% 내렸다.
이밖에 호주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0.18% 상승했고, 뉴질랜드 달러화가 0.58%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