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에서 최근들어 보이차(普洱茶 푸얼차) 가격이 Kg당 1만 위안(약 183만원)까지 치솟아 또 다시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
16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올해들어 보이차 중 고수춘차(古樹春茶) 등 일부 품목 가격이 Kg당 적게는 8000위안에서 높게는 1만 위안까지 치솟아 보이차가 단순히 음료가 아닌 사치품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이차 가격 급등, 구매 계약 '무용지물'
중국 윈난(雲南)성 멍하이(勐海)현 천성(陳升) 차 공장의 탕하이빈(唐海濱) 부총경리는 현지 유명 보이차 생산지 중 하나인 나카촌(那卡村)과 작년 보이차 매입 계약을 체결, 5~7월 강우량이 집중된 시기에 채엽하는 우수차(雨水茶)를 Kg당 60위안에 거래하기로 정했으나 보이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차 농장주들이 계약서에 관계없이 더 높은 값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촌의 한 간부는 올해 보이차 시세가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며 지난 몇 년간 값이 떨어졌을 당시 직접 이 곳을 방문해 보이차를 구매해 가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지만, 올해들어 춘차(春茶 청명절 전후로 봄에 딴 찻잎) 출시기간동안 각지에서 보이차를 구매하려는 관광객과 차 판매상들이 몰려 마을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보이차는 윈난성 멍하이현 멍쑹(勐宋)향 해발 1700m에 위치한 시골 마을인 나카촌의 유일한 생업 수단으로 이 곳 농장주들이 차 가공 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하긴했지만, 이 보다 더 높은 가격에 차를 구매하겠다는 업체가 나타나면 농장주들이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게 이 나카촌 간부의 설명이다.
나카촌 촌장은 보이차는 고수차(古樹茶)와 대지차(臺地茶)로 나뉘는데 관광객들과 차 판매상들은 주로 수량이 극소수인 고수차 구매를 위해 마을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나카촌의 보이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나카촌의 춘차는 작년보다 올해 무려 6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촌장은 또 올해 춘차를 관광객과 차 판매상들이 Kg당 700위안에 사가면서 마을 농민들의 수입이 70만 위안(약 1억2800만원)에 달했다며, 멍하이현 현지의 천성 차 공장에 Kg당 500위안에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Kg당 200위안의 차액을 감안하면 농장주들이 차를 천성 차 공장에 팔기를 꺼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충을 털어봤다.
◇노반장 보이차 Kg당 8000위안
현지 언론들은 차 가공 공장들이 치솟는 보이차 가격으로 보이차를 계약한 값에 구매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반면, 차 농장주들은 보이차 가격 급증으로 번 막대한 수입을 어디에 쓸지 따져보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윈난성 시솽반나(西雙版納) 멍하이현에서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반장촌(老班章村)은 독특한 향과 맛으로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는 노반장 보이차 생산지다.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시장에서도 가격이 높기로 유명하다.
이 마을의 한 농장주는 최근 랜드로버나 포르쉐 등 외제차로 차량을 교체할 생각이라며 올해 보이차 가격이 크게 올라 춘차 판매 수입만 100만 위안(약 1억84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작년 같은기간 이 농장주가 춘차 판매로 번 수입은 60만 위안이었다.
이 농장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수입 상황으로만 본다면 대출 없이도 새 차와 별장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농장주도 올해 춘차 판매로 올린 수입만 70만 위안으로 작년 37만 위안에 비하면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들 노반장 농장주들이 판매한 일부 고수춘차(古樹春茶)보이차는 Kg당 8000위안(약 147만원)에서 최고 1만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주들은 예년과 다르게 올해에는 마을로 직접 찾아와 보이차를 구매해 간 차 판매상들이 많았다며, 가장 바빴을 때는 24시간동안 100여대의 차량이 보이차 구매를 위해 농장을 드나든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차 가공 공장, 울며 겨자먹기로 더 높은 값에 보이차 구매
이렇듯 보이차 가격이 나날이 올라 심지어 춘차 출시 시기 노반장촌의 보이차 구매 가격이 3000위안까지 치솟자, 천성 차 공장의 천성허(陳升河) 사장은 구매 가격을 기존의 Kg당 350위안에서 500위안으로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노반장촌으로 몰리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외지 차 판매상에 천 사장이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매입 가격을 올렸으나, 천성 차 공장이 확보한 차잎은 예년의 절반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사장은 "올해 천성 차 공장의 차잎 구매량은 사상 최저치로 이번 노반장촌의 찻잎 가격 상승으로 회사 운영 비용이 예년에 비해 150만 위안(약 2억7600만원)이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