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품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이 금값 조정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거래자들이 금 선물의 상승 베팅을 확대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기거래자들은 지난달 28일 기준 한 주 동안 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35% 확대, 4만8096건으로 늘렸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18개 주요 상품에 대한 상승 베팅도 13% 증가, 9주간 최고치인 65만2708건을 기록했다. 옥수수와 천연가스의 ‘사자’가 특히 두드러졌다.
퍼머넌트 포트폴리오 패밀리 오브 펀드의 마이클 쿠기노 펀드매니저는 “미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고,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금은 이같은 리스크를 헤지하는 데 여전히 유용한 투자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이 축소될 여지가 있지만 이에 따른 금값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금값은 0.4% 상승해 2주 연속 주간 기준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24개 상품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스팟 인덱스는 1.4% 하락해 6주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MSCI 전세계 주가지수는 1.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수요국인 인도의 금 수입이 2분기 300~4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고, 이에 따라 매입 규모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금 주화인 아메리칸 이글의 판매 규모는 7만온스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 급증했다. 연초 이후 5개월간 금 주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어났다.
한편 시장 애널리스트의 금값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인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3명이 하락을 전망했고, 5명이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또 투자자들은 숏베팅을 1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폭의 감소다.
지난 5월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 규모는 5.4% 줄어든 2152톤으로 집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또 201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버포드 인베스트먼트의 티머시 호일 리서치 헤드는 “금 현물 수요가 탄탄하지만 ETF의 매도 물량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며 “금이 10년 이상 강세장을 지속한 만큼 강한 반등을 위해서는 경기가 크게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